선영씨가 미국인 친구 2명과 함께 놀러 와서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를 방문했다. 이 집에서 양꼬치를 먹으면 다른 양꼬치로는 행복해질 수 없으니 주의를 요한다. 양고기스프와 크래그샐러드도 맛있다. 밤 10시 전 얄짤 없이 일어나 바로 헤어지기 아쉬워 평화시장 옥상에 올랐다. 보안 요원을 피해 당당하고 신속하게 진입하는 게 포인트다. 도심 한가운데에 적막한 공간이 숨겨져 있다. 어서 와~ 평화시장 옥상은 처음이지? 총 연장 길이가 240미터에 달해 파노라마로 도심을 감상하기 좋다. 전망이 끝내준다. 호텔 내부가 어떻게 생겼나 뭐하나 구경도 하고 ~ __~ 매일 다니는 거리도 새롭다. 나만 바라봐 주는 여인도 있다. ¯ࡇ¯; 쇠파이프 하나 끌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불량+므흣한 분위기는 옆 동화상가 네온사인 불빛..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신비로운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아래가 뾰족 튀어나온 구름을 보면서 '말 풍선'이 떠올랐다. 너 참 특이하게 생겼구나.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니? 토네이도였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바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강하게 불 때 대기가 뒤틀리면서 강한 회전이 발생하는데, 해수면에서 막 솟구쳐서 구름 위로 올라간다. 자연산 광어는 하늘을 날았을까? 용오름(토네이도) 줄기를 따라 해수면으로 내려가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오 망원렌즈 가져오는 건데. 염불해야 하는데 목탁이 없구나. 이렇게 하면 잘 보인다. 토네이도 경로를 따라 해수면의 물보라도 함께 이동한다. 빠른 속도로 왼쪽으로 지나가는데, 텐트를 향해 곧장 왔다면 어쩌면 이게 내 마지막 사진 ¯ࡇ¯; 저기서 반대쪽을 향..
잎새주를 물고 야전침대에 누워 석양을 감상하는데 해변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돈 주고 폭죽 사 본 적은 없어도 공짜 불꽃 놀이는 좋구나. 짐을 줄인다고 망원렌즈까지 놓고 온 것이 후회된다. 24-70mm 규격의 표준 줌렌즈로 담은 자은도 해변 불꽃놀이의 추억이다. 극장에서 영화 시작할 때 나오는 장면 같기도 하고 음 이건 조커? (- ㅂ-) 여기저기서 빵빵 터진다. SF적 감수성도 있다. 엑스 파일? 워메~ 6일간 전라도에 머물면서 동화됨. MIRV(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 시험 발사? 해변의 환타지로 시작했다가 의문의 샤머니즘 + 묘하고 불량스러운 분위기로 마무리
해 달 돌고래와 자크 마욜이 없는 그랑블루 풍경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빈다. 한반도 자주통일과 평화번영 이뤄져라~ 누구나 일하면 먹고 살 수 있고,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되며, 혹시 노동력을 상실해도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별 잎새주를 물고 밤하늘을 기록해야지. 육안으로 관측하는 별의 밀도는 이렇지만 사실은 더 많이 떠있다. 셔터 개방 시간을 늘려 빛을 모으면 숨어있는 별들을 더 찾아낼 수 있다. 수십 억년을 별의 속도로 달려온 빛과 만난다. 마침 지나가는 비행기가 우측 하단에 # 형태의 궤적으로 찍혔다. 셔터를 4초간 개방했으니까 항공기 위치를 알리는 표시등의 점멸 주기는 1초 :-) 15초를 노출해 텐트 위에서 하늘거리던 해송과 함께 우주를 담았다. 자은도 여행에서 너도 기억해줄게. 벗..
미아사거리역 숭인시장 내 위치한 제일분식은 지구별 떡볶이 교도들의 성지순례지 중 한 곳이다. 단맛과 매운맛의 균형이 조화롭고 어릴 때 먹던 떡볶이보다는 조금 더 매워 성인 입맛에 적합하다. 유명세를 치르는 떡볶이집 중에는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도 종종 보는데 어지간한 메뉴는 1인분에 2천 원으로 가격도 착하다. 손님들이 테이블마다 차있어서 몇 컷만 급하게 찍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게 되는데, 왼쪽으로 튀김류와 꼬마김밥, 맛탕 등이 놓여 있고 오른쪽으로는 오뎅 국물이 담긴 냄비와 순대를 찌는 솥이 있다. 낡은 도심의 매력을 간직한 제법 규모가 있는 시장은 여기저기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비 오는 날, 좋은 사람과 하루 종일 노니고 싶은 곳. 나는 재래시장이 참 좋다. 오뎅 국물도 맛있다. 김말이도 먹었는데 미..
광주송정역에서 광산구청으로 가다 뒷길로 들어서면 떡갈비 골목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를 단연 원조로 꼽는다. 등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지만, 1976년도에 문을 연 이래 육식인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떡갈비계의 강자다. '닥치고 한정식'으로 쫙 깔리는 남도의 음식점치고는 상차림이 빈약한 편이지만 맛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갈하고 소박한 집밥 느낌으로 야채 질도 남다르다. 돼지등뼈를 푹 고아 내놓는데 감자탕이 매운탕이라면 이건 지리에 가깝다. 소고기무국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 한우와 돼지고기를 섞은 떡갈비(13,000원/1인) 2인분. 단맛과 짠맛이 조화롭고 푸석하지도 질기지도 않은 적당한 식감에 내부가 촉촉하고 은은한 불 맛이 살아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먹기에는 평..
요즘은 미시령 터널을 통과해 동해로 직행하지만 과거에는 굽이굽이 이어진 비탈길을 어지럽게 돌아 설악산을 넘었다. 한계령을 넘으면 양양, 진부령을 넘으면 고성, 미시령을 넘으면 속초가 나온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달려 동홍천 IC - 인제 - 원통 - 용대리를 거쳐 미시령 터널 진입하기 직전 우측으로 빠지면, 외설악을 차로 넘는 옛길로 이어진다. 휴게소 터가 남아 있는데 인파로 붐비던 그 모습은 사라졌지만, 속초 시내와 바다, 설악산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경관은 그대로다. 해 뜨기 10분 전 온도계가 7도를 가리키지만 거센 바람에 체감 온도는 한참 낮다. 요럴 줄 알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왔는데, 컵라면 호호 불어 가며 부띠끄하게(응?) 일출을 감상하고자 했으나, 하필 수평선 위로 구름이 잔뜩 껴..
신당동 중앙시장 입구 건너편 골목으로 진입해 100미터 남짓 걸어가다 보면 '남원닭발'이 나오는데, 남의 발 먹는 즐거움이 충만하고 24시간 문을 여니 밤을 잊은 취객들의 성지다. 극악무도한 먹부림 속에서도 끝까지 버틴 음주인들의 기억을 삭제하고 조류로 만들어 가족들 품으로 돌려 보내는 최종 학살지이기도 하다. ~ _~ 나는 간에 재능이 있으니까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먼저 주문한다. 식으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 여럿이 가더라도 시간차로 한 접시씩 주문해 먹는 게 좋다. 손질한 닭발을 삶고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주문하면 프라이팬에 볶고 다시 석쇠에 올려 연탄불로 구워 내오는데, 캡사이신 범벅이 아니라 맛있게 맵고, 양념이 밴 속은 야들야들하며, 불맛이 든 겉은 탱글탱글하다. 이런 닭발을 먹으면 불행해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