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시위대에 보낼 총기를 쿠르드 경로로 보냈지만 중간에서 가로채였다”고 말한 사실이 4월 5~6일(현지시간) 잇따라 보도되면서, 미국이 내세워 온 ‘민주주의 지원’이라는 명분과 실제 개입 방식의 괴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먼저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대목을 가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트럼프가 폭스뉴스 인터뷰와 백악관 행사 등에서 이란 시위대에 무기를 보내려 했고, 그 과정에서 쿠르드 경로를 거쳤다고 말한 점이다. 둘째, 이란 쿠르드 정당과 무장조직 인사들이 무기를 받은 적이 없다고 공개 부인하며, 그런 발언이 자신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반발한 점이다.이 사안을 둘러싼 해석은 뚜렷이 갈린다. 트럼프와 미 행정부는 이란인들을 돕기..
파키스탄이 이란과 미국에 ‘즉각 휴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15~20일 안의 최종 합의’를 뼈대로 한 중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란은 하루 만에 단기 휴전이 아닌 영구적 전쟁 종식을 전제로 한 10개 조항을 내놨다. 재공격 방지, 제재 해제, 재건 지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항해 제도화가 함께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4월 7일 오후 8시, 한국시간 4월 8일 오전 9시를 최종 시한으로 못 박고, 합의가 없으면 발전소와 교량 같은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휴전 중재가 아니다. 전기와 교통, 생계 기반을 겨눈 협박이다.페르시아만의 문은 여전히 닫혀 있다. 혁명수비대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선박 2척의 통과를 허용했다가 다시 멈춰 세웠다. 이란에게 호르무즈 해..
지난 3월 23일 경기 연천 접경지역 산불 진화 과정에서 육군 수리온 헬기 1대가 비무장지대에 우발 진입했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적대 관계로 퇴행한 상황에서, 북측이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은 것은, 적어도 산불 진화라는 긴급한 목적을 일정하게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는 재난 대응의 긴급성보다 사전 승인 절차를 먼저 문제 삼았다. 불길이 번지는 급박한 순간에도 유엔사 허가가 없으면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느냐는 물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정전협정을 보면, 산불 진화 같은 재난 대응은 오히려 비무장지대 출입이 허용될 수 있는 대표적 경우에 속한다. 정전협정 제1조 9항은 비무장지대 출입을 원칙적으로 막으면서도 예외적으로 민사행정과 구제사업 종사자의 출입을 열어두고 있다. ..
이 글은 인공지능의 미래를 하나의 초지능이 출현하는 사건으로 보는 오래된 상상에 이의를 제기한다. 글은 지능의 발전이 단일한 정점으로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공지능, 또 인공지능 내부의 서로 다른 관점들이 얽히고 토론하는 사회적 과정으로 전개된다고 본다. 최근 추론 모델에서 나타나는 ‘사고의 사회’와 인간-인공지능 협업 구조는 그 징후로 제시된다. 지능은 애초에 개인의 속성만이 아니라 집단과 제도의 산물이며, 앞으로의 인공지능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 주장이다.글을 쓴 제임스 에번스는 시카고대 사회학 교수이자 지식연구소 소장으로, 집단이 어떻게 사고하고 지식을 형성하는지 연구해 온 학자다. 벤저민 브래턴은 버그루엔 연구소의 안티키테라 프로그램 책임자이며 캘리포니아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밤(현지시간) 황금시간대 대국민 연설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개시 한 달 만에 미군이 이란을 상대로 “신속하고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며, 이란 해·공군과 지휘체계, 미사일·드론 운용 능력, 무기 생산기지 등을 “단계적으로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트럼프는 “4주 동안 우리 군은 신속하고 결정적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이란 해군은 끝났다. 공군은 폐허가 됐다”고 말했다. 이란 지도부에 대해서도 “대부분은 이제 죽었다”고 주장하며,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휘통제 체계가 “지금 이 순간에도 붕괴되고 있다”고 했다.이번 연설에서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장 저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결코 허용하지 않..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과연 미국 국민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 따져 보자고 촉구했다.서한은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을 분리해 호소한다. 그는 이란이 근대사에서 침략과 팽창, 식민 지배를 선택한 적이 없고,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 인민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인민에게 적의를 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을 위협으로 규정하는 서사는 강대국이 압박과 군사적 우위, 군수산업의 이해, 전략 시장 통제를 정당화하려고 만들어 낸 결과라고 주장했다.페제시키안은 적대의 출발점으로 1953년 쿠데타를 들었다. 이어 샤 정권 지원, 1980년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지원, 장기 제재, 협상 국면에서의 군사공격..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가 일상을 덮쳤다. 2026년 3월 국제 유가의 기준 지표인 브렌트유 가격이 한 달 새 63%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커지고 해상 운송 차질 우려가 번지자, 그 충격은 곧바로 휘발유값과 물류비,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멀리서 일어난 전쟁의 대가는 결국 서민의 지갑을 파고든다.이재명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편성하고, 소득 하위 70%에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석유 최고가격제, K-패스 확대,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급을 묶은 대책의 핵심은 분명하다. 유가 급등의 충격을 빨리 흡수하고, 타격이 큰 계층과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그런데 국민의힘은 이 문제를 민생이..
워싱턴이 이란 침략 비용을 아랍국이 분담해야 한다고 공언하면서, 전쟁의 부담을 역내로 떠넘기는 ‘청구서 외교’가 노골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작전이 4~6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사항'도 내걸었다. 그러나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며 역내 국가의 생계·안전은 물론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 친미 국가들조차 “사고는 미국이 치고, 수습은 우리가 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4~6주면 목표 달성, 돈은 아랍이 내라문제의 발언은 3월 30일(현지)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서 나왔다. ‘걸프전(1990~1991) 때처럼 사우디·쿠웨이트·UAE 등이 비용을 댈 것이냐’는 질문에 레빗은 트럼프가 아랍국들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데 “꽤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보다 앞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