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출발해 국가 소유의 내 들판에 왔다. 강물에서 구름이 피어오르는 중이다. 자욱해서 암 것도 안 보인다. 절벽 느낌 스킨 펼치고 폴대 끼우고 으라차차 기합과 함께 세운 뒤, 모난 곳 없는지 정돈해가며 뚝딱뚝딱 팩을 박으면 내 집 마련의 꿈 실현 \(- ㅂ-)/ 실내 공사 들어간다. 바닥 마감은 천연 자갈과 들꽃으로 정했다. 옥황상제 옆에서 부채 든 선녀 역할을 맡은 실링 팬 3개. 동선을 따라 머리 위에 달고 리모컨으로 작동시킨다. 보조 배터리는 대용량 1개보다 용량별로 여러 개를 쓰는 게 편리하다. 자잘한 물건들은 침대 아래에 수납 (죄다 위장색) 장을 못 봐서 냉장고 파 먹는 캠핑이다. 설치하다 말고 새참으로 문어와 맥주 마시며 땡땡이. 문어는 어느 집이나 다 냉장고에 있는 거잖아요. 이번 여행..
솔캠일수록 든든하게 먹는 게 중요하다. 노숙과 캠핑은 종이 한 장 차이 집에서 묵은지 김치찌개를 끓여 왔다. 돼지 앞다리살과 두부를 투척하고 팔팔 끓이다 불을 끄고 하루 재우면 더 맛있다. 저녁은 간장 게장과 햇반. 이번 여행은 솥밥을 지어 먹겠노라 다짐했는데 쌀을 놓고 왔다. 남자는 그저 백치미 ¯ࡇ¯; 식사 마치고 들판으로 나가면 우주쇼가 시작된다. 머 멋있어. 이런 노을을 경험하고 나면 평범한 노을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 절 취 선 --- 어느새 아침 패키지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는다. 비닐 재질의 겉포장은 재활용을 방해하니까 라벨을 벗겨야쥐. 아하하 ٩( ᐛ )و 이 술병들도 좀 이상한 것 같아. 까르르 ٩( ᐛ )و 아점 먹을 시간이구나. 밑반찬을 깔고 수육 같은 김치찌개를 꺼내고 ..
동트기 전에 집을 나와 고속도로를 기어, 경기도 모처에 있는 국가 소유의 내 들판에 도착했다. 접이식 수레에 짐을 싣고 낑낑거리며 왔건만, 풀이 허벅지까지 자라 야영 불가. 내 서식지가 사라졌구나. 우어어 백패커들이 머문 흔적을 찾았으나 잔가지와 잡초가 무성 이제 캠핑 장비 목록에 낫도 추가해야 하는 건가? 어떻게든 살려보자고 40분 동안 맨손으로 풀을 뜯었지만 여의치 않다. 들 없는 서러움 ~ __~ 주변을 깡그리 뒤진 끝에 널찍한 자리를 찾았지만, 풀이 없는 이유가 다 있었다. 자갈밭이라 팩(캠핑 못)이 안 들어가는구나. 토르 빙의 모드로 망치질 시작~ 불굴의 정신으로 우여곡절 + 개고생 끝에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변에 집을 지었다. 9월 햇살은 아직 뜨거워 검정 지붕도 올린다. 이번 여행에는 고음..
실시간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windy.com이 업데이트를 거듭하면서 '허리케인 추적기' 기능을 새롭게 제공한다. 활성화된 태풍을 순서대로 정리해 예상 경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니, 막연한 불안감 대신 구체적인 정보를 토대로 효과적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https://www.windy.com/ko/-%ED%97%88%EB%A6%AC%EC%BC%80%EC%9D%B8-%EC%B6%94%EC%A0%81%EA%B8%B0/hurricanes/hinnamnor?29.267,116.104,5 다양한 매개변수를 선택할 수 있는데 ➊을 눌러 허리케인 추적기를 활성화하면 ➌번 창이 열리면서 가장 가까운 태풍에 대한 정보를 요약해 알려준다. 집을 무너뜨리고 사람을 날아가게 하는 것은 최대풍속(돌풍)이기 때문에 ➋돌풍 ..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막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이런저런 일로 그동안 떠나지 못해 후천성여행결핍증으로 고통받던 중, 스스로 멱살을 잡고 밤새 캠핑 짐을 꾸려, 여주의 어느 들판에 도착했다. 스킨을 펼치고 폴을 조립해 끼우고 팩을 박고 스트링으로 팽팽하게 당기면 내 집 마련의 꿈 그 까이꺼 \(- ㅂ-)/ 땀 흘렸으니까 막걸리 한 병은 괜찮아. 이 가방에는 의자와 침대, 침구류가 들어있다. 실내 공사 들어가야쥐. ٩( ᐛ )و 야전침대를 펼치고 에어매트리스를 올리고 양모 이불을 덮으면 강변이 한눈에 보이는 침실 완성 \(- ㅂ-)/ 바닥은 천연 잔디로 마감했다. 랜턴과 라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노트북을 갖춘 집무실 겸 거실 ♬ 집에 여기저기 전원 콘센트가 있는 것처럼 곳곳에 대용량 보조 배터리가 숨..
필요한 물건의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등록하고 무심하게 결정적 순간을 기다린다. 자주 들여다 보거나 검색하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다. 113,000원짜리 이케아 수납벤치는 3천원에 가져왔다. 분해해서 승용차에 싣느라 기절할 뻔. 2개인 건 안 비밀 \(- ㅂ-)/ 27만원짜리 이케아 장식장 2만원에 가져왔다. 이사 나가는 집이라 이사짐센터 아저씨 두 명이 가지고 내려오는데, 승용차를 보고 '이게 여기에 들어가요?' 한다. 발포매트를 바닥에 깔고 전동공구로 싹 풀어서 아슬아슬하게 싣고 옴. 249,000원짜리 이케아 파놈 식탁과 오드게르 의자 2개(79,900원 * 2) 5만원에 내놓은 의인이 있어서 잽싸게 출동. 아파트 현관 옆에 매트를 깔고 누워서 분해하고 역시 승용차에 싣고 왔다. 꾸역꾸역 밀어 넣고 ..
이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50% 할인 택이 붙은 생아귀(특) 2팩을 7,280원(3,640 x 2)에 구입, 물개박수를 치며 인근 식자재마트로 달려가 돌미나리(1,500원), 콩나물 600g(2,200원), 만가닥버섯(1,000원), 팽이버섯(600원)도 사 왔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뒤져 아귀찜을 만든다. 흐르는 물에 세척한 아귀 두 마리, 대구 곤이, 어느 집이나 곤이는 다 냉동실에 있는 거잖아요 디포리 한 마리, 다시마, 마늘, 물 없이 소주 한 컵만 부어 냄비 뚜껑을 덮고 찌다가, 머리를 딴 콩나물, 돌미나리, 버섯, 전복 두 마리를 올리고, 식자재마트표 '다 되는 매운 양념', 깨, 참기름을 뿌리면 야매 밀키트가 탄생한다. 걸쭉하게 양념이 달라 붙으라고, 아귀를 끓이고 나온 육수를 따로 빼서 전..
165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채널, 조셉 공작소(Joseph's Machines)에서 여러분들의 귀차니즘을 해소하고 먹이활동에 관한 여러 요구들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궁극의 장비를 개발했다. 수프, 샐러드, 옥수수, 소시지 그리고 맛난 에클레어(케이크)를 손 하나 대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데, 당신은 그저 흘리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 \(- ㅂ-)/ 4분 30초부터는 아침에 잠을 자동으로 깨워주고 씻기고 먹이는 기계가 등장한다. ٩( ᐛ )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