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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 중앙시장 입구 건너편 골목으로 진입해 100미터 남짓 걸어가다 보면 '남원닭발'이 나오는데, 남의 발 먹는 즐거움이 충만하고 24시간 문을 여니 밤을 잊은 취객들의 성지다. 극악무도한 먹부림 속에서도 끝까지 버틴 음주인들의 기억을 삭제하고 조류로 만들어 가족들 품으로 돌려 보내는 최종 학살지이기도 하다. ~ _~ 나는 간에 재능이 있으니까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먼저 주문한다. 식으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 여럿이 가더라도 시간차로 한 접시씩 주문해 먹는 게 좋다. 손질한 닭발을 삶고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주문하면 프라이팬에 볶고 다시 석쇠에 올려 연탄불로 구워 내오는데, 캡사이신 범벅이 아니라 맛있게 맵고, 양념이 밴 속은 야들야들하며, 불맛이 든 겉은 탱글탱글하다. 이런 닭발을 먹으면 불행해질 수 있다. 다시는 다른 닭발을 먹고 행복해질 수 없을 테니까 ~ _~

평소 1인분만 시켜 먹기 힘든 메뉴인 돼지갈비도 한 접시 주문한다. 대체로 맛있고 어떨 때는 좀 달지만, 식용본드로 뼈와 살을 붙인 가짜가 아닌 진짜 돼지갈비를 내온다. 아쉬움이 남으면, 라면 한 그릇을 주문해 호호 불어 먹으면 좋다. 꼬막, 갑오징어, 조기 등 해산물도 파는데 감흥이 떨어진다.


+

남의 발 먹는 궁극의 즐거움

저렴한 가격

24시간 영업

허름한 소주집의 낭만

왁자지껄 떠들면서 마실 수 있음


-

주차 불가. 근처에 공영주차장 有

지난 세기의 모습을 간직한 화장실. 쾌적한 다산어린이공원 공공화장실 이용으로 극복 가능, 겨우 120미터

실비집의 숙명, 개저씨 주의

시끄러움

추운 날 입구 자리 주의. 투명 꼬리를 가진 인류가 뻔질나게 출입. 게다가 금속 미닫이 문이 닫힐 때, 끔찍한 '끼이익'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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