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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부대원들을 이끌고 국회 본관 진입과 봉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를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국방부는 계엄 관여 책임을 물어 파면했다. 그런 인물이 이제 민의의 전당에 들어가겠다며 유권자 앞에 섰다.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다.
군이 국회 유리창을 깨고 본관에 진입한 것은 국민이 선출한 입법기관을 군홧발로 짓누르려 한 반역 행위다. 군이 명령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 해도, 헌법기관을 겨눈 위법한 명령까지 따를 수는 없다. 김 전 단장은 병력을 움직이고 작전을 실행한 책임자다. 그가 누구에게서 어떤 지시를 받았든, 국회 침투와 봉쇄에 현장지휘관으로 부역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는 계엄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국회 진입을 지시했다고 참회했다. “부대원들은 피해자”라고 했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울먹였다. 그러나 사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헌재 증언에서는 “끌어내라”거나 “국회의원”이라는 표현은 듣지 못했다고 말해 사실관계에 혼선을 불렀다. 국회 진입의 성격과 지시 경위를 따져야 할 핵심 쟁점을 뒤집은 것이다. 수사와 징계가 이어지자 그는 본색을 드러냈다. 내란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몰더니, 극우 진영의 궤변을 되풀이하며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했다. 내란 혐의의 무게 앞에서 그가 택한 것은 반성과 성찰이 아니라 자기 면책의 정치였다.
출마가 법률상 가능할 수는 있다.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피선거권이 자동으로 박탈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법의 문턱을 넘었다고 해서 민주주의의 심판을 통과한 것은 아니다. 내란 혐의로 재판받고, 군 징계로 파면된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은 “국회를 짓밟은 뒤 국회로 들어가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그가 자신을 극우 정치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김 전 단장은 수사와 징계를 ‘숙청’으로 부르며, 출마 기자회견에서 “거짓과 불법으로 세워진 정권”에 맞서겠다고 주장한다.
군대는 정치의 심판자가 될 수 없다. 총구가 투표용지를 대신할 수 없고, 국회는 군홧발이 아니라 표로 세워진다. 12·3 비상계엄의 밤, 주권자들이 몸으로 지켜낸 것도 바로 이 상식이었다. 전 국민이 목격하고 세계가 지켜본 내란의 책임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여론전을 벌이고, 법리를 비틀고, 재판을 지연시키며, 외세에 기대려 해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선거는 내란 혐의를 씻어주는 세탁소가 아니며, 투표장은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곳이 아니다. 주권을 훔치려 한 김현태가 향할 곳은 국회가 아니라 법의 심판대이며, 역사의 쓰레기통이다. 나라와 역사의 주인인 민(民)은 국회를 겨눈 자에게 국회를 맡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