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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는 상용 위성사진과 이란 국영 매체 계열이 공개한 자료를 대조해, 전쟁 발발 이후 중동의 미군 사용 시설 15곳에서 최소 228개 구조물·장비가 파손 또는 파괴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피해 양상이 이란의 표적화·정밀타격 능력, 드론전에 대한 대비, 기지 방호의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사를 우리말 기사 문장에 맞춰 옮겼다. / 편집자 주

쿠웨이트 캠프 뷰어링의 피해 모습을 담은 사진. 이란 국영 매체 계열이 공개한 이미지를 워싱턴포스트가 표시·주석 처리했다. (WP 일러스트; 가운데 줄: 이란 국영 매체 계열 자료, 배경: 플래닛(Planet) 위성사진·WP 주석)

 

이란 국영 매체 계열이 공개하고 워싱턴포스트가 대조·검증한 위성사진에는 중동의 미군 사용 시설에서 최소 228개 구조물 또는 장비가 파손된 모습이 담겼다.

 

에번 힐, 재럿 레이, 알렉스 호튼, 타라 콥, 댄 라모스 기자

이란의 공습으로 전쟁 발발 이후 중동의 미군 사용 시설에서 최소 228개 구조물 또는 장비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도했다. 공격 대상은 격납고, 막사, 연료 저장시설, 항공기와 함께 핵심 레이더·통신·방공 장비까지 포함됐다. 신문은 “파괴 규모가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거나 기존 보도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다”고 했다.

공습 위협이 커지면서 일부 기지는 평시 수준으로 병력을 상주시킬 수 없게 됐고, 지휘관들이 전쟁 초기에 상당수 인력을 이란의 사정권 밖으로 옮겼다고 미 당국자들은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바탕 이미지: 구글 어스) / 워싱턴포스트 그래픽(구글 어스 자료)

미군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역내 미군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7명(쿠웨이트 6명, 사우디아라비아 1명)이 사망했고, 4월 말 기준 부상자는 400명 이상이다. 부상자 대부분은 며칠 안에 복귀했지만, 이 가운데 최소 12명은 ‘중상’으로 분류된 부상을 입었다고,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위성사진 확보 ‘비정상적으로 어려워졌다

현재 중동 지역 위성사진은 입수가 유난히 어렵다. 상용 위성사진 제공업체 가운데 규모가 큰 반토르(Vantor)와 플래닛(Planet)은, 최대 고객인 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이 지역 영상 공개를 제한하거나 공개 시점을 늦추고, 경우에 따라선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 그 결과 이란의 역공으로 발생한 피해를 평가하기가 어렵거나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제한 조치는 전쟁 발발 2주도 채 되지 않아 시작됐다.

반면 이란 국영 매체 계열은 전쟁 초기부터 소셜미디어에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잇달아 공개하며 미군 시설 피해라고 주장했다.

WP는 이번 조사에서 이란 측이 공개한 고해상도 위성사진 100여 장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109장은 유럽연합(EU) 위성체계 코페르니쿠스(Copernicus)의 저해상도 영상과, 확보 가능한 경우 플래닛의 고해상도 영상을 대조해 진위를 확인했다. 코페르니쿠스 영상만으로는 비교가 불충분한 이란 측 사진 19장은 피해 분석에서 제외했다. WP는 “이란 측 영상에서 조작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에 있던 연료 저장백(블래더) 9개가 손상됐다. 이란 국영 매체 계열은 피해 지점을 표시한 사진을 공개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플래닛(Planet) 위성사진으로 대조해 피해를 확인했다.

WP는 또 플래닛 영상을 별도로 검색해, 이란이 공개한 사진에 담기지 않은 피해 구조물 10곳을 추가로 찾아냈다. 그 결과 중동의 미군 사용 시설 15곳에서 구조물 217개, 장비 11개가 파손 또는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표적화 능력 과소평가…드론전 대응도 늦었다

WP 분석을 검토한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란의 표적화 능력을 과소평가했고, 현대 드론전에 충분히 맞추지 못했으며, 일부 기지는 방호가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고문이자 미 해병대 대령 출신인 마크 캔시언은 “이란의 공격은 정밀했다. 빗나간 흔적을 보여주는 무작위 크레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WP는 앞서 러시아가 미군을 겨냥한 표적 정보 제공 등으로 이란을 도왔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해 가운데 일부는 미군이 이미 철수한 뒤 발생했을 수 있어, 구조물 방호의 우선순위가 낮아졌던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캔시언 등은 “이번 공격이 이란에 대한 미군의 폭격 작전 능력을 크게 제한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WP의 상세 요약에 대해 답변을 피했다. 다만 군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광범위한 피해’나 ‘실패의 증거’라는 평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고, “파괴 평가는 복잡해 경우에 따라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분쟁이 끝난 뒤 이란의 공격에 대해 더 충분한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피해 규모
전쟁 초기엔 여러 매체가 피해 분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미군 시설 또는 방공 시설 14곳이 타격을 받았다고 했고, NBC뉴스는 이란 전투기가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를 폭격해 수년 만에 적성국 전투기가 미군 기지를 때린 사례가 나왔다고 전했다. NBC는 또 자체 연구를 근거로 “11개 기지에서 100개 표적이 타격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지난주 “미군 시설 16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WP는 전쟁 발발부터 4월 14일까지의 영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기존 보도보다 훨씬 많은 표적이 타격됐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들은 대체로 미군이 주로 사용하지만, 주둔국 군과 동맹국이 함께 쓰는 곳도 포함된다.

위성사진에는 WP가 검토한 기지의 절반 이상에서 막사·격납고·창고로 보이는 구조물이 다수 파손·파괴된 모습이 담겼다.

위에서부터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로: 바레인 해군지원기지, 이사 공군기지, 리파 공군기지, 에르빌 국제공항, 하리르 공군기지,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캠프 아리프잔, 캠프 뷰어링, 슈아이바 항만,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알다프라 공군기지. (이란 국영 매체 계열)

오픈소스 연구 프로젝트 ‘컨테스티드 그라운드’ 조사관 윌리엄 굿하인드는 “이란은 여러 기지에서 숙소 건물을 의도적으로 노려 대규모 인명 피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장비나 연료 저장시설, 공군기지 기반시설만 공격받은 게 아니라 체육시설, 식당, 숙소 같은 ‘연성 표적’도 공격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WP는 이란의 공습이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의 위성통신 시설과 바레인 리파·이사 공군기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의 패트리엇 방공장비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또 미 해군 5함대 본부가 있는 바레인 해군지원기지(NSA 바레인)의 위성접시와 쿠웨이트 캠프 뷰어링의 발전시설, 3개 기지에 설치된 연료 저장 블래더 5곳도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이란 측 영상에서도 이미 확인된 피해가 확인됐다. 쿠웨이트 캠프 아리프잔과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미 5함대 본부의 라돔(radome) 손상,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와 아랍에미리트(UAE) 내 2곳의 사드(THAAD) 레이더·장비 피해, 알우데이드의 두 번째 위성통신 시설 피해,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의 E-3 센트리 지휘통제기와 공중급유기 피해 등이 포함됐다.

WP는 확인된 피해의 절반 이상이 미 5함대 본부와 쿠웨이트의 알리 알살렘·캠프 아리프잔·캠프 뷰어링 3개 기지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캠프 아리프잔은 미 육군의 역내 본부 성격을 띤다.

쿠웨이트 캠프 아리프잔의 피해 모습(3월 4일 촬영). (플래닛)

일부 걸프 국가들은 자국 기지에서 미군이 대이란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미 당국자 1명은 “바레인과 쿠웨이트 기지가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고 했는데, 그 이유로 두 나라가 자국 영토에서의 공격을 허용했고, 사거리 310마일(약 499㎞) 이상 미사일을 쏠 수 있는 하이마스(HIMARS) 운용도 포함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WP는 이번 집계가 “확보 가능한 위성자료를 바탕으로 한 부분 집계”라고 덧붙였다.

캔시언은 일부 피해가 미군의 선택이나 기만 작전 결과일 가능성도 거론했다. 값비싼 요격탄을 아끼기 위해, 유입 미사일이 중요도가 낮은 표적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면 요격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병력을 뺀 기지가 비어 보이지 않도록 해 이란 측 판단을 흐리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달라진 전장
전문가들은 미군 시설이 이란의 공격에 취약해진 배경에 여러 요인이 있다고 봤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이란 전력이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버텼다”는 점이 꼽혔다.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켈리 그리코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력을 신속히 파괴해 큰 피해를 막겠다는 계획이, 고정된 미군 기반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사전 표적 정보가 얼마나 깊게 축적돼 있는지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리코는 또 이 전략이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미국 사이 12일간의 충돌에서 미·이스라엘 방공 전력이 얼마나 소진됐는지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했다.

CSIS 추정치에 따르면 미군은 2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사드 요격탄을 최소 190발, 패트리엇 요격탄을 1,060발 사용했다. 이는 전쟁 전 재고의 각각 53%, 43%에 해당한다.

런던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항공전력·기술을 연구하는 저스틴 브롱크는 “미국과 동맹국의 방공망이 공격을 요격하는 데 인상적인 성과를 냈지만, 지대공 요격미사일과 공대공 미사일을 엄청난 비용으로 소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군이 ‘자폭형(일회용) 공격 드론’ 확산에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배웠어야 했다는 것이다.

해군분석센터(CNA) 연구분석관 데커 이블리스는 “드론은 탑재량이 작아 큰 피해를 못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격이 더 어렵고 정확도가 훨씬 높아 미군에는 훨씬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방호시설 부족도 거론됐다. 핵심 거점과 주요 표적이 될 곳에 병력과 장비를 보호할 견고한 셸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3월 초 이란 드론 공격으로 미군 6명이 숨진 쿠웨이트의 전술작전센터는 상부 방호나 은폐가 부족했다고, 사안을 아는 관계자가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사망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런 문제를 포함해 여러 쟁점을 들여다보고 있다.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만, 2021년. 3월 이란 드론 공격을 받은 건물 옥상은 얇은 금속 재질로 보인다.

또 다른 사례로, 사우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의 E-3 센트리가 보호시설 없는 유도로에서 늘 같은 위치에 반복 주기되다 파괴된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된다고 WP는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피해 분석과 관련한 추가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스팀슨센터 비상근 연구원이자 공군 퇴역 장교인 막시밀리안 브레머는 “역내 미군 기지 피격은 군 수뇌부에 새로운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력을 더 안전한 곳으로 빼면 전투 수행과 기지 유지 능력이 줄어들고, 기존 거점을 유지하면 앞으로도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당국자 1명은 “바레인 해군지원기지 피해가 광범위하다”며 해당 본부가 플로리다주 탬파의 맥딜 공군기지(중부사령부 본부)로 옮겨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병력·계약직·민간 직원이 그 기지로 ‘가까운 시일 내’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 2명은 “미군이 역내 기지로 대규모 병력을 다시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브레머는 “은밀(스텔스)의 시대에서 전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대로 넘어왔다. 공격에 나서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이 기지들을 둘러싸고 계속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 방법
WP 기자들은 이란 국영 매체 계열이 공개한 위성사진 128장의 위치를 특정해, 사진 설명대로 해당 장소가 맞는지 확인했다. 이어 피해 여부는 EU 코페르니쿠스 체계의 센티널-2(Sentinel-2) 위성 중해상도 영상을 활용해 여러 스펙트럼 밴드를 살펴보며 가능한 한 또렷하게 판독했고, 플래닛의 고해상도 광학영상과도 대조했다.

다만 플래닛은 미 정부 요청에 따라 3월 8일 이후 촬영분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개하지 않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3월 8일 이후 시점은 고해상도 영상으로 대조·검증하기가 대체로 어려웠다.

고해상도 영상이 없을 때 WP는 이란 측 사진에서 여러 구조물이 맞은 듯 보이더라도 피해 구조물 1개만으로 보수적으로 집계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정유시설 등 비군사 표적에 대한 공격 주장, 그리고 미군이 운용하지 않는 동맹국 소유·운용 군사시설(예: 동맹국 레이더 기지)에 대한 공격 주장은 제외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연구원 샘 레어가 WP가 수집한 사진을 검토해 분석 결과를 확인했고, 위성영상 분석을 수행하는 ‘컨테스티드 그라운드’의 굿하인드도 같은 방식으로 검증했다.

 

원문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investigations/2026/05/06/iran-us-bases-satellite-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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