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를 지나 진부령 정상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용대자연휴양림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에 조성된 캠핑장으로, 광활한 면적으로 운영하다가 입지가 더 우수한 1~2야영장을 폐쇄하고 3야영장만 운영하고 있는 것은 못내 아쉽다. 폐쇄된 부지는 산책이 가능하니 가벼운 차림으로 언덕길을 따라 얼마나 멋진 곳이었는지 구경하고 오시라. 막걸리는 유효기간이 마이 남은 것을 골라 신선하게 즐기고, 홍어는 오래된 놈으로 골라 묵은지를 곁들여 삭힌 풍미를 만끽한다. 대파의 흰 부분을 쫙 펴서 삭힌 홍어에 무순과 고추냉이, 소금, 참기름, 깨를 올려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다. 천연 피톤치드를 품은 설악산 공기를 마시며 물놀이와 함께 신선놀음을 하기에 딱이다. 원통 재래시장 도매상에서 생오리 1마리를 13,000원에 ..
배낭 하나에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 숲속에서 여유롭게 유유자적 즐기는 캠핑을 부시크래프트라고 하는데, 부시(숲) + 크래프트(기술)의 합성어다. 옥스포드 영어 사전은 '미개지에서의 삶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1800년대부터 시작되었다니 역사도 깊다. 쓱싹쓱싹 톱과 칼로 거처를 마련하고, 조리대를 만들고 부싯돌로 불을 피워 요리를 하는 어느 여성 캠퍼의 영상을 소개한다. 12분 54초 분량인데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화면에서 천연 피톤치드 향이 나고 부시크래프트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다. 도끼질 잘하고 목걸이 대신 목에 칼 걸고 다니는 여자 매력 있음. (- ㅅ-) 丛林漂亮小姐姐,搭建舒适的小营地,不仅好看,还能干! 아아 멋진 사람, 부디 저와 결혼해주세요. 날 가져요! ..
2019 캠핑앤피크닉페어에서 유일하게 사온 트러스코 스틸 툴박스 Y-350 블루 실버 레드 그린 카키색 중 내가 고른 것은 카키색 BMW 미니처럼 모든 색이 다 근사해서 극심한 선택 장애를 겪게 된다. 원래는 공구 상자인데 팩이나 주방 도구, 소품 등 다용도로 쓸모가 많다. 제원표에 무게 1.3kg으로 나와있는데 그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최대 길이는 35.8cm로 팩 가방으로 사용 시 40cm가 넘는 팩은 잘라서 수납하면 된다. - __-
"서로를 길들였기 때문에 어린 왕자의 금빛 머리카락을 닮은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생텍쥐페리 나홀로 캠핑 중 인기척이 느껴져 나가 보니 사막여우는 아닌 것 같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았는데 측은하게도 자정이 넘도록 거리를 두고 계속 맴돌고 있었다. 밖은 아직 추운데 환기창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온기와 음악 소리, 음식 냄새를 맡으며 긴 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허둥지둥 누룽지를 끓여 얼음물로 닝닝하게 온도를 맞춰 식기에 담아 줬으나 아침이 되도록 안 먹고 그대로 ~ _~ 이 아이는 왜 저러고 있는 걸까? 하는 짓이 딱 '생각하는 사람'이라 '로댕'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밥을 주고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 부담스럽다. 1년에 고작 몇 번 찾는 나를 그리워하는 건 아닐까? ..
토요일 이런저런 일을 마치다 보니 일정이 늘어졌다. 부지런히 달렸지만 무려 달밤에 도착. 달이 중천을 향해 달리는 중 먼저 주문을 외워 산만한 배경을 날리고... (- ㅅ-) 아수라 발발발 조명을 가설하고 텐트를 설치하면 범우주적 캠핑이 시작된다. 등유난로로 우주식이라 쓰고 누룽지라 읽는다을 데운다. 코로나 브랜드명도 태양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밝은 빛에서 유래했다. 텐트 안으로 밤 하늘 풍경을 가져와 소원을 빈다. 자주통일과 평화번영 이뤄져라. 아수라발발발~ 영양과 알콜을 균형있게 섭취할 수 있는 아침 식단 급하게 출발하느라 장 볼 시간이 없었으니 이번 캠핑 식단도 냉장고 파먹기다. ~ _~ 튀김류가 요리하기는 세상 편한 듯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입자가 많으면 창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
또 다녀왔다.빛이랑 조명이 넘나 좋다. 전생에 나방잎새주를 물고 밤하늘에 별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고느린 셔터 스피드로 시간의 흐름도 담는다.설치와 철수 편의를 고려 수납은 요렇게 정착했다. 상판을 여닫는 것이 불편한데 자주 쓰는 물건은 테이블 아래 매쉬 선반에 둔다. 주로 노지를 다니다 보니 그릇들은 최대한 아끼고 임기응변으로 닦아 쓰다가 버킷에 몰아 넣고 집에 가져온다. 야외에서는 얼마나 더러운 걸 참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_~낮에는 도요토미 반사식으로 밤에는 코로나로 난방을 하니까 딱 맞는다. 패딩이나 배개 등 자질구레한 짐은 빨래 바구니에 넣는다. 서큘레이터 대신 짝퉁 루미나 선풍기를 들고 왔다.실링 팬은 s-fan이 거의 유일한 선택인데 디자인이 샤방하지 않고 소음도 크며, 머리가 닿을..
화장실, 주차장, 세면장, 식기세척장, 전기, 매점 등 편의시설과 치안, 안전만 몽땅 다 포기하면 캠핑장을 벗어날 수 있다. 낭만과 모험, 경비 절약은 덤인데, 만수르 아니면서 매주 여행 다니려면 역시 이 방법이 좋다. 공격형 경량 쉘터인 미스테리월 비트쉘 D7과 파파허바 NX 텐트를 도킹해 주거 공간과 침실을 붙였다. 모양은 기이해도 등유 난로 온기를 공유할 수 있어 좋다. 바닥이 잔디라 팩도 쑥쑥 들어간다. 망치질 스트레스 없음. 집에 똑같이 생긴 쿨러(아이스박스)가 3개 있는데, 피자 양념돼지갈비 앞다리살 사과 소고기무국이 든 쿨러를 놓고, 엉뚱하게 참치캔 꽁치캔 스팸을 보관해둔 잘못된 상자를 가져왔다. ~ _~ 라현씨가 고맙게도 김밥을 사다주어 맛있게도 냠냠 내친김에 어시장으로 넘어가서 물고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