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는 날은 반값 할인 택이 붙은 신선식품 잡으러 대형 마트로 출항하는데, 어제는 블랙타이거 새우와 주꾸미, 낙지, 모시조개, 문어, 참치 등에 빛나는 조업 성과를 달성했다. 적게 벌어 마이 쓰려면 이 방법이 좋다. 영수증에서 *표가 붙은 게 할인 품목인데 생물 주꾸미 한 팩에 4,050원, 생낙지 2마리가 4,230원이다. 삼선해물짬뽕 만들어 먹어야쥐. 고명으로 삶은계란,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파, 양파, 청경채, 새우, 편육 등을 인스턴트 짬뽕 위에 올리면 완성이다. 주꾸미와 낙지, 모시조개도 잔뜩 들어있으니 군산의 이름난 짬뽕집 부럽지 않다. 일품요리 그까이 꺼~ 반백년 가까이 살면서 연체동물 마이 잡아 묵었는데 혹시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면 나 때문일지도 몰라. ( ̄∇ ̄)a
어젯밤 주꾸미 잡으러 이마트 신선식품 코너에 출동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대신 참치회 두 팩을 낚아 왔다. 정상가는 한 팩에 19,800원인데 하이에나의 눈을 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 10,800원짜리 할인 택이 붙는 순간 카트에 담았다. 적게 쓰고 잘 살려면 이 방법이 좋다. 코로나 시대 집밥의 진화, 오늘은 참치 정식 편이다. 누룽지죽과 미소국, 꽁치조림, 새우, 계란찜, 명란 등을 곁들였다. 평소 만원 미만으로 꾸미는 행복한 식단을 추구하는데 1인당 만원을 살짝 넘겼지만 정찬인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어려운데 나만 이렇게 잘 지내도 되는지 몰라. 플라스틱 일회 용기째 먹자니 모양이 빠지고 그렇다고 폼 나는 접시에 그대로 옮기자니 일이 많은데, 이럴 땐 포장을 거꾸로 개봉해 접시를..
감염병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 장기 불황에도 대응하려면 집밥이 최고다. 삶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 식단의 품질을 개선하고 품종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양질의 식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선결 과제다. 대형 마트 타임세일에 맞춰 우사인 볼트의 속도로 줄을 서 장어 3마리를 만원에 사 왔다. 이걸로 장어 정식을 차려야지. 우럭으로 지리를 끓여 먹고 남은 국물이 있어서 새우를 고명으로 띄우고 파를 썰어 넣어 재활용했다. 내친 김에 초밥도 만든다. 먹다가 장어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김으로 벨트를 채워 높은 수준의 안전등급을 달성했다. 장어는 먹기 좋게 잘라 양파와 얼갈이 배추(응?)를 깐 접시에 올리고, 반찬으로 김과 명란젓, 생강초절임, 무초절임을 곁들이면 완성이다. 이 시점에서 돌솥밥 욕심이 생기는구나...
떡볶이는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조선 후기에 펴낸 에 궁중떡볶이가 처음 등장하는데, 쇠고기와 나물, 떡을 간장에 조린 고급 요리로 왕이나 양반들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현대적 의미의 떡볶이는 1953년 마복림씨가 신당동 살림집에서 빨간 고추장에 떡을 버무려 팔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고추장, 춘장을 섞은 소스에 쌀과 밀가루를 7:3으로 섞은 떡을 넣고 즉석에서 조리해 내오는 마복림식 떡볶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신당동 일대는 순례객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떡볶이 성지로 성장한다. 1996년 마복림 할머니가 순창고추장 CF에 나와 '아무도 몰라~ 며느리도 몰라' 카피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 막내아들에 이어 며느리 가게까지 개업해 줄줄이 세를 불려나가자, 위기감을 느낀 건너편 가게 주인들이 연..
지난 세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찾은 현대미술관 과천점에서 백남준의 을 본 감흥과 영감은 대뇌피질 신경세포 사이 시냅스 회로 어딘가에 각인되고 30년이 흘러 의 기억이 이끄는 데로, 스테인리스 이중 진공 냉면기를 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ࡇ¯; 초절임무, 겨자, 수육, 새우젓도 놓아야 하고, 앞접시도 있어야 할 터, 종류별로 4개씩 샀는데 과했다. 남는 것은 화분이나 수저통 받침으로 쓰면 되겠지. ~ __~ 제조 과정에서 묻은 연마제는 식용유로 닦고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섞어 끓이고 중성세제로 씻어내는데, 닦아도 닦아도 계속 나오니 보통 일이 아니다. 이명박이나 최순실 등 악질 흉악범은 매일 자기 전에 연마제가 안 묻어날 때까지 10개씩 닦는 형벌을 주도록 하자. 이마트 마감시간 정육코너에서 돼지..
어린 줄로만 여겼던 딸내미가 며칠 전에는 창문을 타고 들어온 큰 바퀴벌레를 잡아 놓더니, 코로나 19 여파로 늦게 등교한 새 학급에서 반장으로 뽑혀 돌아왔다. 해충 방역 성과를 치하하고 학급 대표로 선출된 것을 기념코자 창신동의 옌벤식 샤브샤브집을 방문했으나 하필 쉬는 날이고, 가장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 했더니 생뚱맞게 동대문 엽기떡볶이란다. 거금 19,000원을 들여 주문한 메뉴는 흔한 매운 떡볶이 양념에 멸치육수를 넣고 치즈와 부속 재료 몇 가지를 띄운 게 전부라 성에 차지 않았다. "이거 내가 만들면 더 맛있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먹게 될 것이야." 그리하여 며칠 뒤 아빠표 엽기떡볶이가 나오게 된다. 모짜렐라 치즈와 비엔나소시지, 신선식품 코너에서 반값에 사 온 주꾸미를 올렸고, 납작한 ..
에어프라이어는 내부의 열풍을 순환시켜 원재료에 포함된 기름을 이용해 조리하는 '에어오븐'이다. 재료 자체 지방을 이용하고, 기름에 담그지 않으며, 망 바스켓 안에서 조리되기 때문에 기름을 털어낼 필요 없이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튀김 요리 시 80%에 달하는 지방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식용유를 아예 쓰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은 발라 구워야 맛있다. 밥솥과 커피포트를 콜라보한 디자인 재료통 안에 망 바스켓이 결합된 형태로, 본체 상단에서 아래 방향으로 뜨거운 열풍을 불면, 바닥의 홈을 따라 형성되는 와류를 순환시켜 음식을 익힌다. 비행기 터빈 엔진과 비슷한 작동 소음이 있고 직화 방식에 비해 조리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닭날개 30분, 닭봉 40분, 치킨 1시간. 음식물이 조리되는 바스켓 ..
나는야 도시 어부, 비바람이 모질게 부는 날이면 장바구니를 챙겨 대형 마트에 간다. 신선 식품 판매대는 나의 어장, 할인 태그가 붙기 시작하는 밤 9시가 물때다. 날씨가 궂으면 경쟁자들이 적어 해루질 하기 좋다. 자연산 광어를 반값에 잡아왔다. 죽과 미소국을 준비하고 식초 7, 설탕 3, 소금 1 비율로 초대리를 만들어 쌀밥과 조물조물 뭉치고 와사비와 회를 올려 꽉 쥐면 초밥이 된다. 유자청이나 매실청을 추가하면 깊은 풍미를 낼 수 있다. 남은 회는 사각접시에 담고, 매추리알 대신 닭알, 생선 조림과 생강초절임, 구운김을 함께 올리면 완성. 오마카세 그까이 꺼~ 초밥왕을 향한 도시 어부의 도전은 계속된다. 실패담 링크는 여기 :-) macintoy.tistory.com/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