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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신당동 엽기떡볶이

macintoy 2020. 6. 4. 23:38

어린 줄로만 여겼던 딸내미가 며칠 전에는 창문을 타고 들어온 큰 바퀴벌레를 잡아 놓더니, 코로나 19 여파로 늦게 등교한 새 학급에서 반장으로 뽑혀 돌아왔다. 해충 방역 성과를 치하하고 학급 대표로 선출된 것을 기념코자 창신동의 옌벤식 샤브샤브집을 방문했으나 하필 쉬는 날이고, 가장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 했더니 생뚱맞게 동대문 엽기떡볶이란다. 거금 19,000원을 들여 주문한 메뉴는 흔한 매운 떡볶이 양념에 멸치육수를 넣고 치즈와 부속 재료 몇 가지를 띄운 게 전부라 성에 차지 않았다.

"이거 내가 만들면 더 맛있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먹게 될 것이야."

그리하여 며칠 뒤 아빠표 엽기떡볶이가 나오게 된다. 

모짜렐라 치즈와 비엔나소시지, 신선식품 코너에서 반값에 사 온 주꾸미를 올렸고, 납작한 군만두와 김말이는 에어프라이어로 돌렸다. 음식점에서는 통째로 한 그릇에 담아 내오지만 튀김은 따로 차렸다가 소스에 찍어 먹어야 숨이 죽지 않아 맛있다. 주먹김밥을 생략한 대신 계란찜이랑 홍합탕도 있다. 의문의 시그니처 메뉴 탄생~

정신 차리고 보니 또 안주를 만들었구나.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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