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의 입니다.깨끗한 신축 건물에 들어선 음식점은 일단 경계합니다. 오랜 맛집이 아닐 수 있고, 번듯한 인테리어 비용은 음식값에 포함되기 마련이니까요. 보험도 가입되어 있고, 음식점이 로고도 갖추고 있군요. 이러면 불안해집니다. 비싸겠당.메뉴판을 보니 비싸지 않네요? 뭘 고를까 고민하다 물어보니 지금은 오직 '방풍한상'만 된다 합니다. 3인분을 주문합니다. 1인당 만원.만원 맞나요? 상차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이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딸내미들이 순식간에 해치우니까, 맛있게 먹는다고 금방 하나를 부쳐서 도로 내옵니다. 버섯볶음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다시 채워줍니다. 감동해초 무침도 맛있어요. 칼로리 낮은 음식은 맛 없는 건데 ~ _~역시 여수. 간장게장 맛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3마리 제공됩니다. ..
서울에서 천리 떨어진 금오도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남도의 풍성한 상차림과 금오도의 싱싱한 수산물을 기대하며 내달린 상록수식당으로 민박도 겸하고 있다. 밖에서는 커 보이지 않는데 내부에 큰 방들이 테이블로 꽉 차있고, 단체 관광객이 방금 지나갔는지 모든 상이 한바탕 먹고 간 흔적으로 가득하다.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반, 딸내미 둘에 나까지 3명이서 6만 원짜리를 시키니, '그건 회만 나오고 별로 먹을 것이 없다'며 쯔께다시가 가득한 8만 원짜리 회를 권해 주문했다.밑반찬이 6점 깔리는데 그중 일부만 소개한다. 묵은지가 맛있다.입맛을 돋우는 시큼한 톳 무침여수 하면 갓김치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금오도 명물 방풍나물가운데 회를 중심으로 음식들이 들어온다.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지만 ..
무작정 떠난 금오도 여행길, 아침엔 비렁길을 돌고 점심 식사를 마치면 차를 몰고 섬 곳곳을 누비던 중, 어느 폐교에 도달했어요.한 인상 합니다. 밤에 보면 무섭겠어요.1960년 개교해 1999년 문을 닫은 여남초등학교 장지분교입니다.출입 아니고 걍 돌아다니는 거니까 괜찮겠지. 아몰랑~나무가 우거지고 잡초가 무성한 학교가 낯섭니다.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얘들아 놀자, 아무도 없니?끈질기게 하나씩 밀다가 드뎌 열린 창문 발견, 안으로 넘어가려는데 딸내미들이 손사래를 치고 바지춤을 잡아 미수에 그쳤어요. 장대비 억수로 내리고 번쩍번쩍 천둥치는 날 다시 올 테다.이러면 무섭습니다. '저 여기 있어요.' 마성의 교목이 있는 폐교 풍경. 살아있네 살아있어.누 누구세요?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가까이 가보..
이번에는 비렁길 4코스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학동에서 심포로 이어지는 4코스는 3.2km 구간으로 비렁길에서 가장 거리가 짧고, 3코스에 비해 한결 수월한 편입니다. 성인 기준 1시간 30분 소요되고, 3시간으로 잡고 쉬엄쉬엄 다니는 '절벽 갤러리' 감상을 추천합니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지만 동네 뒷산처럼 만만하게 보시면 큰일 납니다.길이 멈추는 곳이 길의 시작이다.파도의 침식 작용에 의한 해식 동굴게으른 백패킹족들이 전망대를 점령하고 있네요. 늦장 피우지 말고 아침 일찍 철수해야 하거늘... 그래도 이들이 경험했을 강렬한 일몰의 추억은 부러워요. ~ _~산책로 나무 사이로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빽빽하게 우거진 원시림으로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그늘입니다.어우 깜짝야.흔한 금오도 풍경백팩에 카메라를 ..
전남 여수시 돌산 항일암이 있는 금오산 정상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볼 때 보이는 30여 개의 섬들이 금오열도입니다. 이 중 가장 큰 섬이 금오도인데, '비렁'은 순 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금오도의 해안절벽과 해안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입니다. 2010년 관광객을 위해 길을 정비하면서 천혜의 절벽길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금오도 서쪽 함구미 선착장에서 시작되어 섬의 남단을 따라 총 18.5 km에 걸쳐 이어지는 비렁길은 1코스부터 5코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직포에서 출발해 터널 같은 숲길로 들어갑니다. 워낙 울창해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그늘입니다. 3코스는 직포와 학동을 잇는 3.5km 구간으로 비렁길 중 가장 아름답고 난이도가 높은 구간으로 꼽힙니다. 성인 기준 2시간 ..
캠핑 장비를 트렁크에 싣고 무작정 금오도로 떠났다. 날것의 금오도를 마주할 생각이라, 숙박 등 예약은커녕 흔한 관광지도도 일부러 생략했다.385.5km를 달려 여수를 지나 신기항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편도 운임은 성인 5,000원, 중고생 4,500원, 초등학생 2,500원, 승용차 13,000원이다. 표를 끊을 때 반드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며, 미성년자는 등본이나 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의료보험증 사본이나 사진으로 신분을 증명해야 한다. 터미널에 무인민원서류발급기가 있고 스마트폰에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 둔 서류도 인정해 준다.25분을 항해하면 금오도에 도착한다. 서울에서 천 리나 떨어진 섬상록수식당에서 거나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해안도로와 산길을 달리면서 야영지 후보를 찾다가 안도대교를 건너 안도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