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떠난 금오도 여행길, 아침엔 비렁길을 돌고 점심 식사를 마치면 차를 몰고 섬 곳곳을 누비던 중, 어느 폐교에 도달했어요.한 인상 합니다. 밤에 보면 무섭겠어요.1960년 개교해 1999년 문을 닫은 여남초등학교 장지분교입니다.출입 아니고 걍 돌아다니는 거니까 괜찮겠지. 아몰랑~나무가 우거지고 잡초가 무성한 학교가 낯섭니다.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얘들아 놀자, 아무도 없니?끈질기게 하나씩 밀다가 드뎌 열린 창문 발견, 안으로 넘어가려는데 딸내미들이 손사래를 치고 바지춤을 잡아 미수에 그쳤어요. 장대비 억수로 내리고 번쩍번쩍 천둥치는 날 다시 올 테다.이러면 무섭습니다. '저 여기 있어요.' 마성의 교목이 있는 폐교 풍경. 살아있네 살아있어.누 누구세요?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가까이 가보..
이번에는 비렁길 4코스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학동에서 심포로 이어지는 4코스는 3.2km 구간으로 비렁길에서 가장 거리가 짧고, 3코스에 비해 한결 수월한 편입니다. 성인 기준 1시간 30분 소요되고, 3시간으로 잡고 쉬엄쉬엄 다니는 '절벽 갤러리' 감상을 추천합니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지만 동네 뒷산처럼 만만하게 보시면 큰일 납니다.길이 멈추는 곳이 길의 시작이다.파도의 침식 작용에 의한 해식 동굴게으른 백패킹족들이 전망대를 점령하고 있네요. 늦장 피우지 말고 아침 일찍 철수해야 하거늘... 그래도 이들이 경험했을 강렬한 일몰의 추억은 부러워요. ~ _~산책로 나무 사이로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빽빽하게 우거진 원시림으로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그늘입니다.어우 깜짝야.흔한 금오도 풍경백팩에 카메라를 ..
전남 여수시 돌산 항일암이 있는 금오산 정상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볼 때 보이는 30여 개의 섬들이 금오열도입니다. 이 중 가장 큰 섬이 금오도인데, '비렁'은 순 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금오도의 해안절벽과 해안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입니다. 2010년 관광객을 위해 길을 정비하면서 천혜의 절벽길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금오도 서쪽 함구미 선착장에서 시작되어 섬의 남단을 따라 총 18.5 km에 걸쳐 이어지는 비렁길은 1코스부터 5코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직포에서 출발해 터널 같은 숲길로 들어갑니다. 워낙 울창해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그늘입니다. 3코스는 직포와 학동을 잇는 3.5km 구간으로 비렁길 중 가장 아름답고 난이도가 높은 구간으로 꼽힙니다. 성인 기준 2시간 ..
캠핑 장비를 트렁크에 싣고 무작정 금오도로 떠났다. 날것의 금오도를 마주할 생각이라, 숙박 등 예약은커녕 흔한 관광지도도 일부러 생략했다.385.5km를 달려 여수를 지나 신기항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편도 운임은 성인 5,000원, 중고생 4,500원, 초등학생 2,500원, 승용차 13,000원이다. 표를 끊을 때 반드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며, 미성년자는 등본이나 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의료보험증 사본이나 사진으로 신분을 증명해야 한다. 터미널에 무인민원서류발급기가 있고 스마트폰에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 둔 서류도 인정해 준다.25분을 항해하면 금오도에 도착한다. 서울에서 천 리나 떨어진 섬상록수식당에서 거나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해안도로와 산길을 달리면서 야영지 후보를 찾다가 안도대교를 건너 안도해변..
본격적인 사진 취미에 돌입했다면 사용 중인 렌즈들이 원하는 곳에 기계적으로 정확히 포커스가 맞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눌러도 찍는 족족 실패한 사진만 얻게 된다.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해 출력하고 재단선을 따라 잘라 타겟을 세우고 타겟을 촬영해 핀이 정확히 맞는지 점검할 수 있다. 원하는 곳에 포커스가 맞지 않는다면 편차가 얼마인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고객센터를 방문해 교정해야 한다. 칼핀신의 가호가 함께 하시기를~카메라 취미가 없다면 두꺼운 종이를 뒤에 붙여 BB탄용 과녁으로 써도 된다. 인생 일은 알 수 없으니 자녀가 국가대표 사격 선수로 성장할지 모를 일. 혹은 킬러가 된다거나 (- ㅅ-) 슈무룩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점에서 다음 5건의 전시가 진행 중인데, 관람료 4천원을 내면 모두 돌아볼 수 있어 거의 횡재 수준입니다. - 신소장품 2013~16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 - 불확정성의 원리 - 이야기의 재건5: 폴리포니, 가상의 나 -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2016 김기창, , 1934 이철주, , 1977 이숙자, , 1987 손동현, , 2006 김은진, , 2011-12 최수앙, , 2007 최수앙, , 2009 최수앙 , 2008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 2009 벽면에 프로젝터로 창문을 투영하고, 총 소리와 다급한 외침 등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가장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건물에 피신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전쟁의 공포를 ..
도시인들은 늘 흙과 바람, 나무, 햇살이 그립다. 요즘엔 '먼지 없는 공기'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캠핑장은 너무 소란스러워 조용한 곳을 찾다가 강원도 홍천강에 도착 파란 하늘 펄럭이는 바람 저공비행 중인 헬기. 응? 닭보다 흔한 백로 + 공공 디자인의 실패를 보여주는 현수막이 있는 풍경 낚시터에서 낚시객을 바라보고 테이블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타이머를 이용, 25초간 셔터를 벌브 개방해 홍천강의 밤하늘을 기록했다. 낮에는 캠핑족이 밤에는 낚시꾼이 들락날락하는 덕에 치안이 위험하지는 않다. 수면 위를 따라 흐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며 맞이하는 경이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노지와 오지 사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홍천강 노지 캠핑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 1) 가깝다. 한가한 시간에 이동한다면 서울에서 한 ..
"아름답고 예쁜 것은 다시 찍을 수 있지만 역사의 한 순간은 다시 찍을 수 없다" - 구와바라 시세이 청계천박물관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리 시세이의 사진전 이 4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1964년 8월 특파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십대의 청년 작가는 역사의 기록자로서 청계천 판자촌, 베트남 파병, 한일협정 반대시위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담았다. 작가는 아침 7시부터 판자촌의 분주한 아침 풍경을 찍었다. 청계천 폭은 약 20미터로 물 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강 건너편에서 망원 렌즈로 촬영했고, 그 덕에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날 것의 풍경, 1960년대 민초들의 고단한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위태롭게 기둥을 세워 띄운 판자집과 바가지를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