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치킨집은 서오릉에 있는 신호등장작구이다. 찹쌀과 온갖 재료로 속을 채우고 참나무 장작으로 구워 기름은 쏙 빠지고 속은 촉촉 겉은 바삭한 요 치킨을 한번 먹고 나면 더 이상 다른 치킨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집에 화덕도 없고 참나무 장작불도 피울 수 없지만 에어프라이어로 비슷하게나마 만들 수는 있다. 손질된 닭을 우유에 담궈 비린내를 제거한다. 필수는 아님. 인류는 인삼초음파세척기를 발명해놓고 그간 안경세척기로만 썼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찹쌀과 흑미는 6시간 이상 불려야 설익지 않는다. 닭 속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마늘 인삼 잣 대추 은행을 함께 넣고, 날개가 걸리거나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명주실로 묶어 150도에서 1시간 40분 돌리면 완성이다. 쌀과 물을 1:2 비율로 전자..
폭우가 쏟아지는 날은 반값 할인 택이 붙은 신선식품 잡으러 대형 마트로 출항하는데, 어제는 블랙타이거 새우와 주꾸미, 낙지, 모시조개, 문어, 참치 등에 빛나는 조업 성과를 달성했다. 적게 벌어 마이 쓰려면 이 방법이 좋다. 영수증에서 *표가 붙은 게 할인 품목인데 생물 주꾸미 한 팩에 4,050원, 생낙지 2마리가 4,230원이다. 삼선해물짬뽕 만들어 먹어야쥐. 고명으로 삶은계란,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파, 양파, 청경채, 새우, 편육 등을 인스턴트 짬뽕 위에 올리면 완성이다. 주꾸미와 낙지, 모시조개도 잔뜩 들어있으니 군산의 이름난 짬뽕집 부럽지 않다. 일품요리 그까이 꺼~ 반백년 가까이 살면서 연체동물 마이 잡아 묵었는데 혹시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면 나 때문일지도 몰라. ( ̄∇ ̄)a
어젯밤 주꾸미 잡으러 이마트 신선식품 코너에 출동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대신 참치회 두 팩을 낚아 왔다. 정상가는 한 팩에 19,800원인데 하이에나의 눈을 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 10,800원짜리 할인 택이 붙는 순간 카트에 담았다. 적게 쓰고 잘 살려면 이 방법이 좋다. 코로나 시대 집밥의 진화, 오늘은 참치 정식 편이다. 누룽지죽과 미소국, 꽁치조림, 새우, 계란찜, 명란 등을 곁들였다. 평소 만원 미만으로 꾸미는 행복한 식단을 추구하는데 1인당 만원을 살짝 넘겼지만 정찬인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어려운데 나만 이렇게 잘 지내도 되는지 몰라. 플라스틱 일회 용기째 먹자니 모양이 빠지고 그렇다고 폼 나는 접시에 그대로 옮기자니 일이 많은데, 이럴 땐 포장을 거꾸로 개봉해 접시를..
감염병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 장기 불황에도 대응하려면 집밥이 최고다. 삶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 식단의 품질을 개선하고 품종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양질의 식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선결 과제다. 대형 마트 타임세일에 맞춰 우사인 볼트의 속도로 줄을 서 장어 3마리를 만원에 사 왔다. 이걸로 장어 정식을 차려야지. 우럭으로 지리를 끓여 먹고 남은 국물이 있어서 새우를 고명으로 띄우고 파를 썰어 넣어 재활용했다. 내친 김에 초밥도 만든다. 먹다가 장어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김으로 벨트를 채워 높은 수준의 안전등급을 달성했다. 장어는 먹기 좋게 잘라 양파와 얼갈이 배추(응?)를 깐 접시에 올리고, 반찬으로 김과 명란젓, 생강초절임, 무초절임을 곁들이면 완성이다. 이 시점에서 돌솥밥 욕심이 생기는구나...
밤 9시에 이마트 청계점 신선식품 코너에 가서 반값 할인 태그가 붙은 해산물을 낚아오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다. 도시 어부의 해루질 취미. 갑각류와 연체동물이 싸게 나왔다. 해산물을 사 먹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된다. 주꾸미 3,000원, 새우 4,200원 주꾸미는 눈과 입을 제거하고 물에 밀가루를 풀어 깨끗하게 씻는데, 끓는 물에 머리부터 데치고 바로 찬물에 헹궈야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가지런히 가르마를 넘겨 새우와 그릇에 담고 순두부, 대구고니와 함께 고명으로 올리면 위가 설레는 삼선해물짬뽕 완성. 일품요리 그까이 꺼
어젯밤 대형 마트 폐점 시간에 임박해 신선식품 코너로 달려가 할인 태그가 붙은 식재료를 털어 왔다. 토종닭 2마리가 10,640원, 국내산 돼지 뒷다리살 1.7kg은 6,810원 토종닭 한 마리를 닭볶음탕으로 변환했다. 남은 한 마리는 냉장실에 저장해 보관하다가 백숙으로 만들어 칼국수를 곁들여 먹을 요량이다. 돼지 앞다리살 800g은 양념을 재워 불고기로 숙성시키고 600g으로는 파뿌리, 월계수 잎, 통후추, 된장, 소금, 국간장, 소주 약간을 넣어 수육으로 변환하고 300g은 깍둑 썰어 묵은지, 두부, 멸치가루, 다시마, 보리새우, 국간장, 들기름, 파를 혼합해 김치찌개를 끓였다. 이건 내일부터 먹을 건데 카레도 그렇지만 하루 지나면 더 맛있다. 고기 양이 많은 것 같아도 삶으면 이렇게 부피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