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대형 마트 폐점 시간에 임박해 신선식품 코너로 달려가 할인 태그가 붙은 식재료를 털어 왔다. 토종닭 2마리가 10,640원, 국내산 돼지 뒷다리살 1.7kg은 6,810원 토종닭 한 마리를 닭볶음탕으로 변환했다. 남은 한 마리는 냉장실에 저장해 보관하다가 백숙으로 만들어 칼국수를 곁들여 먹을 요량이다. 돼지 앞다리살 800g은 양념을 재워 불고기로 숙성시키고 600g으로는 파뿌리, 월계수 잎, 통후추, 된장, 소금, 국간장, 소주 약간을 넣어 수육으로 변환하고 300g은 깍둑 썰어 묵은지, 두부, 멸치가루, 다시마, 보리새우, 국간장, 들기름, 파를 혼합해 김치찌개를 끓였다. 이건 내일부터 먹을 건데 카레도 그렇지만 하루 지나면 더 맛있다. 고기 양이 많은 것 같아도 삶으면 이렇게 부피가 줄어든다..
전국 곳곳에 이름난 술이 많지만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어 마이 아쉽다. 그러나 절망하지 마시라. 택배신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점찍어 둔 막걸리는 라벨에서 제조사 번호를 찾아 전화로 구입할 수 있는데, 가령 1.7리터 들이 원주 치악산막걸리 12병이 택배비 포함 단돈 27,000원. 술값을 벌기 위해 돈을 더 벌지 않아도 된다. 배송 도중 흔들리거나 눌리기도 하고, 내부 압력이 증가해 가스가 배출되면서 새어 나온 막걸리가 용기에 묻기 마련인데, 이대로 냉장고에 넣으면 용기 겉면에 묻은 술이 건조되어 하얀 가루로 떨어지기 때문에 닦아서 넣는 것이 좋다. 이때 라벨까지 함께 벗겨내면 재활용 공정에 큰 도움이 된다. 분리수거 때마다 제거하려면 귀찮은데, 식재료 손질 하듯 싹 밀고 나니 의문의 환경 운동. 결벽..
냉면으로 유명한 오장동 골목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금세기 초부터 흥남집을 즐겨 찾았는데 야금야금 올라 이제는 한 그릇에 11,000원이나 하니 직접 만들어 먹는 수 밖에 ~ __~ 냉면육수 농축액(40인분)을 인터넷에서 10,900원에 살 수 있다. 물과 희석해 그릇에 담고 냉동실 맨 윗칸에서 미리 살얼음으로 얼려둔다. 겨잣가루는 물에 개어 놓아야 톡 쏘는 매운맛이 살아난다. 깨도 갈아 넣으면 더 고소하다. 고명으로 얇게 저민 오이와 초절임무, 삶은 계란, 편육을 준비한다.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삼겹살 수육도 좋다. 냉동 포장된 면 10인분(2kg)은 식자재 마트에서 4,300원에 판다. 해동된 상태로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하면 상하지 않고 제법 오래간다. 삶아 나온 면을 흐르는 물에 후다닥..
추억의 소시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동그랗게 썰 때의 문제점은 뒤집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육아와 살림, 업무까지 3역을 하려면 전방위에서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 살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다. 너를 어쩌면 좋니? 그래서 이렇게 세로로 길게 썰어 보았다. 쿠쿵~ 이러면 뒤집는 시간이 대폭 절약된다. 괜찮은 생각일까? 아몰랑~ 계란을 깨고 통후추를 갈아 소금과 함께 쉐킷 쉐킷~ 계획은 훌륭했는데 결과물은... 마이 징그럽구나. 놀라서 파 넣는 것도 깜빡했다. 함께 일하는 직원도 에그머니나~ 모든 창의적인 시도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 실패를 받아들여야 한다. 프로 주부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 ㅅ-) 슈무룩
예로부터 돼지등뼈(또는 척수)를 '감자'라고 했으니, 감자에 감자를 넣어 끓인 음식이 감자탕이라지요? 한잔 기울이다보면 뼈다귀해장국은 좀 모자라고 감자탕 시키자니 1~2인이 먹기는 넘치죠. 집에서 뚝딱 만들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아요. 기본 개념 시래기파 vs 김치파가 있습니다. 김치파 감자탕은 김치찌개에 물을 추가해 삶은 돼지등뼈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국간장을 조금 넣으면 완성이죠. 김치에 어지간한 양념이 되어있어 감자탕 육수 베이스로 부족함이 없어요. 평소 김치찌개를 왕창 끓여 비닐 봉지에 나눠 냉동 보관하는데요. 하나 꺼내 해동하는 것으로 준비 완료죠. 이것도 저것도 모르겠다 싶으면, 비비고 육개장 한 봉지에 묵은지 반 포기만 넣어도 됩니다. *비비고 제조사로부터 돼지껍데기나 청양고추 등 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