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군과 평창군 경계에 해발 1200m의 청태산이 있다. 태조 이성계가 강릉을 가다가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를 지나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산세에 반하고 큰 바위에 놀라 청태산(靑太山)이라고 명명해 지금에 이른다. 아름드리 잣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속에 조성된 캠핑장은 캠퍼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선착순 + 추첨제로 운영되는데 경쟁이 치열해, 예약에 성공하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한다. 가로 세로 3.6m 규격의 아담한 데크를 제공해 큰 텐트는 설치할 수 없다. 갤럭시 윙 타프 아래에 주방을 차리고, MSR 파파허바를 침실로 설정하는 한편, 데크 왼쪽 자투리땅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프로젝터와 스크린으로 간이 극장을 꾸몄다. 전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럴 때 파워뱅크가 요긴하다. 적막한 자연..
강원도 인제를 지나 진부령 정상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용대자연휴양림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에 조성된 캠핑장으로, 광활한 면적으로 운영하다가 입지가 더 우수한 1~2야영장을 폐쇄하고 3야영장만 운영하고 있는 것은 못내 아쉽다. 폐쇄된 부지는 산책이 가능하니 가벼운 차림으로 언덕길을 따라 얼마나 멋진 곳이었는지 구경하고 오시라. 막걸리는 유효기간이 마이 남은 것을 골라 신선하게 즐기고, 홍어는 오래된 놈으로 골라 묵은지를 곁들여 삭힌 풍미를 만끽한다. 대파의 흰 부분을 쫙 펴서 삭힌 홍어에 무순과 고추냉이, 소금, 참기름, 깨를 올려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다. 천연 피톤치드를 품은 설악산 공기를 마시며 물놀이와 함께 신선놀음을 하기에 딱이다. 원통 재래시장 도매상에서 생오리 1마리를 13,000원에 ..
3년 전 오늘, 강릉 당일치기 출장을 다녀왔더니 익일특급으로 등기 우편이 하나 와있었다. 수신인은 내가 맞는데 발신인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 보안수사5팀이란다. 2011년부터 5년 동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나에 대해 온갖 수사를 해왔다고 뒤늦게 통지한 것이다.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에 나는 블랙리스트도 아니고 무려 범죄 용의자였다. 믿기 어렵지만 레알 실제 상황이다. 계정 생성일부터 뒤졌다니 그야말로 비 오는 날 먼지 날 때까지 털었구나. 어림잡아 20년 어치 이메일 내용과 첨부 파일, 메신저 대화 내용, 인터넷에 올린 모든 글을 압수수색 당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내 미성년자 시절까지 검증할 기세다. 이메일 로그기록과 접속지, 유무선 전화 통화 내역은 물론이고 1년 동안 휴대폰 위치 추적까지 ..
2015년 영국의 몰리 로보틱스(Moley Robotics)사는 세계 최초의 셰프 로봇 '몰리' 출시 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한다. 사람의 팔과 손동작을 정교하게 재현한 '몰리'는 양파를 썰거나 계란 스크램블을 만들고, 플라스틱 간장 병을 손쉽게 딸 수 있으며, 무려 2,000가지 조리법이 사전 저장되어 스스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셰프의 레시피와 손동작을 학습할 수 있어 유명 주방장의 손 맛을 재현하는 것도 문제 없고 조리 시간도 실제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알레르기 유발 식재료를 제한하고, 총 칼로리 섭취량도 정할 수 있으며 음식 취향도 사전 설정할 수 있다. 본체에 달린 터치스크린이나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킬 수 있고 가격은 1만 파운드(1,330만원)로 책정되었다. 가사 노동을 획기적으로 줄..
아버지: 이름 지었어? 아들: 고심 중입니다. 아버지: 좋은 스님이 계신데 아들: 아범인 제가 우리말로... 아버지: 꼭 우리말일 필요 있을까? 아들: 네네 꼭 우리말. 아버지: 아직도 안 정했냐? 아들: 그게 고르기가... 아버지: 출생신고 벌금 나올라. 스님께 다녀오마. 아들: 우어어 이리하여 강원도에서 수행하는 고승께서 이름을 지어주시게 된다. 참비단 같은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진실 윤(允), 비단 나(羅) 아버지: 옳거니. 한자로 允羅 아들: 옳거니. 우리말로 윤나 그리하여 윤나가 되었다. 둘째 작명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 https://macintoy.tistory.com/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