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사거리역 숭인시장 내 위치한 제일분식은 지구별 떡볶이 교도들의 성지순례지 중 한 곳이다. 단맛과 매운맛의 균형이 조화롭고 어릴 때 먹던 떡볶이보다는 조금 더 매워 성인 입맛에 적합하다. 유명세를 치르는 떡볶이집 중에는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도 종종 보는데 어지간한 메뉴는 1인분에 2천 원으로 가격도 착하다. 손님들이 테이블마다 차있어서 몇 컷만 급하게 찍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게 되는데, 왼쪽으로 튀김류와 꼬마김밥, 맛탕 등이 놓여 있고 오른쪽으로는 오뎅 국물이 담긴 냄비와 순대를 찌는 솥이 있다. 낡은 도심의 매력을 간직한 제법 규모가 있는 시장은 여기저기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비 오는 날, 좋은 사람과 하루 종일 노니고 싶은 곳. 나는 재래시장이 참 좋다. 오뎅 국물도 맛있다. 김말이도 먹었는데 미..
삶은계란 노른자 퍽퍽해서 싫어하는 분들 많으시죠? 반숙계란으로 만들면 노른자를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데요. 간식으로 먹어도 되고, 뚝 잘라서 뜨거운 국물 요리에 곁들이면 보기도 먹기도 좋답니다.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반숙계란에 도전해보세요.1) 큰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넣고 끓입니다.2) 바늘로 계란 껍질 양쪽에 구멍을 뚫습니다. 압정을 이용하거나, 뾰족한 핀을 구부리고 변형해 자신에게 알맞는 '연장'을 만들어보세요. 바늘 구멍이 크거나 너무 깊게 찌르면 내용물이 살짝 빠져나올 수 있지만, 까짓것 좀 흘러나와도 상관없죠. 여러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3) 국자로 계란이 깨지지 않도록 살금살금 넣어주세요. 끓는 물에 6분 30초간 익힙니다. 4) 겉은 탱글탱글하고 속은 후루룩 마시면..
맥주에는 치킨, 백숙에는 막걸리, 소주에는 닭볶음탕이 제격이죠. 흔하면서도 제 맛을 내는 집이 귀해, 궁극의 레시피로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육수냄비에 물을 붓고, 황기, 둥글레, 대추, 사삼, 당귀, 오가목, 천궁, 녹각이 든 '백숙 재료'를 사다가 끓입니다. 오래 끓여야 우러나기 때문에, 약한 불로 한시간 이상 끓인 뒤, 망에 걸러 재료와 육수를 분리합니다. 왕창 끓여 남는 육수를 봉지에 얼려 보관해두면 담에 편하겠죠?재료 손질생닭(토종닭 추천)을 흐르는 물에 씻어 핏물을 뺀 뒤, 초벌로 끓는 물에 데치고 찬물로 씻어 지방과 부유물을 제거합니다. 파와 깻잎은 씻고, 양파는 갈고, 감자는 껍질을 벗겨 준비해두세요.양념간장 5, 올리고당 1, 고추장 1, 고추가루 2, 매실엑기스, 고추청(또는 청양고추)..
쫀득쫀득하고 보들보들하면서 양념 간장에 찍어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는 도가니 수육. 요거 혼자 시켜먹으려면 뻘쭘하고 양도 많다. 딸내미랑 둘이서 먹자니 쳐다보기도 아까운 도가니를 맨 입에 먹을 수 없는 노릇이고, 딸내미 앉혀놓고 졸졸 소주 따라 먹자니 그림이 좀 이상해진다. 측은하거나 망한 분위기? 그래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삶아 썰어내는 수육류 제조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한 고기를 삶을 줄 알면 열 고기를 삶을 수 있으니 기술을 연마하고 응용하게 되면 온갖 포유류를 스스로 삶아 먹을 수 있다. 잘 익은 김치만 있다면 돼지고기 수육을 만들어 친구들과 저렴한 비용으로 파티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홍어를 놓으면 삼합이 된다. 각설하고 맛있는 도가니찜을 만들어보자.한우 도가니(무릎 연골) 한팩에스지(힘..
1999년산 오리지널 진로 소주. '새로운 한국을 다시 만듭시다' 문구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으로 미국경제와 국제투기자본 아래로 한국 경제 예속화가 가속되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제는 당연시 여겨지는 비정규직은 IMF 구제금융의 대가로 미국 재무부와 체결한 합의의향서로부터 출발했다. 국민들은 스러져가는 경제 불꽃을 되살리고자 금을 모아왔지만, 상전 미국과 국제투기자본은 준노예 계약에 사인을 요구한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를 되돌릴 수있다면 이 합의의향서를 찢어버리고 싶다. 비정상의 정상화로 인해 얼마나 많은 차별과 슬픔이 파생했던가? 아무튼 소주는 25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