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씨야 잡화점에서 냉동 양 어깨살을 팔길래 냉큼 집어왔다. 냉장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완전히 녹기 전에 꺼내 칼로 다듬는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겠지. 자주 가던 훠궈집이나 종종 시켜 먹던 인터넷표 양고기보다 저렴하고 품질은 훨씬 좋다. 로씨야 잡화점 만세 \(- ㅂ-)/ 얇게 썰어 접시에 가지런히 올리고 동두부를 준비한다. 음식점 납품용 대용량 두부를 사서 미리 얼려두었는데, 냉동과 해동을 3~4번 반복하면, 물기가 빠지면서 영양 밀도가 높아지고, 스펀지와 같은 독특한 식감이 생긴다. 이렇게 썰면 되는 거겠지. 동두부 자체의 맛은 밋밋하지만, 송송 뚫린 구멍 사이로 양념이 잘 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샤브샤브 용도에 더 적합하다. 전날 닭한마리탕을 만들면서 닭육수를 남겨놓았다. 이금기표 훠궈 마라탕 소스와..
아침부터 택배 출발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 기다리던 물건이라 실시간 배송정보 링크를 눌러본다. 어디만큼 왔니? 헛. 저기면 우리 집인데 ¯ࡇ¯; 창문 열고 아래를 보니 진짜 택배 트럭이 보여서, 잽싸게 달려나가 받아왔다. 하마터면 뛰어내릴 뻔 MUZEN OTR 빈티지 수제 라디오 / 블루투스 스피커다. 선물 가방에 '락 앤 롤'이 아니라 '락 앤 로드'라고 적혀 있다. 센스쟁이들 같으니~ 내가 이거 길바닥에서 끌어안고 락 들으려는 걸 어떻게 알고 \(- ㅂ-)/ 케이스가 좋긴 한데 이런 거 빼고 가격을 내려줘. 고급진 가방 안에 휴대용 슬리브, 라디오 본체, 여러 케이블, 안테나, 가죽 끈, 스티커 등이 야무지게 들어있다. 집에 라디오가 많지만, 이건 사야 했다. 의문의 쥐꼬리는 충전 케이블 (- ㅅ-) ..
봉수한테 전화가 왔는데, 중간중간 끊어지고 잘 들리지 않는다. 봉수: 형, 칡소 아세요? 나: 운전 중인감? 잘 안 들려. 직쏘? 여기서 잠깐! 칡소 황갈색에 검정 줄무늬가 특징인 토종 한우 품종으로 과거 임금 수라상에도 올랐는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넘들이 즐겨처먹어 씨가 마르다가 최근 4천두 정도로 회복 직쏘(Jigsaw) 가는 톱날이 수직으로 왕복 운동하며 곡선 모양으로 목재를 자를 때 사용하는 전기톱이다. 어쨌든 대화는 이어지는데... 봉수: 네. 칡소! 나: 직쏘 있잖아. (봉수 집에 직쏘 있음.) 봉수: 형~ 칡소. 칡소. 나: 그래 그래. 직쏘. 뭐 자르는 거? 봉수: 덩어리라서 잘라야 해요. 나: 응 그래. 직쏘니까 자르는 거 맞잖아. (말이 되는 듯 안 되는 듯하면서 계속 이어짐.) 봉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