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는 날은 반값 할인 택이 붙은 신선식품 잡으러 대형 마트로 출항하는데, 어제는 블랙타이거 새우와 주꾸미, 낙지, 모시조개, 문어, 참치 등에 빛나는 조업 성과를 달성했다. 적게 벌어 마이 쓰려면 이 방법이 좋다. 영수증에서 *표가 붙은 게 할인 품목인데 생물 주꾸미 한 팩에 4,050원, 생낙지 2마리가 4,230원이다. 삼선해물짬뽕 만들어 먹어야쥐. 고명으로 삶은계란,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파, 양파, 청경채, 새우, 편육 등을 인스턴트 짬뽕 위에 올리면 완성이다. 주꾸미와 낙지, 모시조개도 잔뜩 들어있으니 군산의 이름난 짬뽕집 부럽지 않다. 일품요리 그까이 꺼~ 반백년 가까이 살면서 연체동물 마이 잡아 묵었는데 혹시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면 나 때문일지도 몰라. ( ̄∇ ̄)a
충무로와 을지로 골목에 자리 잡은 인쇄마을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핵심기지이자 출판문화 생태계의 건강과 다양성을 담보하는 갯벌이다. 웹과 모바일로 미디어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전통적인 인쇄사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데, 가뜩이나 시장이 위축된 마당에 대형 업체들이 자본을 앞세워 일감을 독점하면서 소규모 업체들은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이들이 사라지면 인쇄물 가격도 뛰고 어떤 품목들은 아예 생산할 수 없게 되는데, 술로 따지면 장수막걸리만 남고 전국 곳곳의 양조장들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인쇄 생태계가 파괴되면 복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모두의 몫이 될 것이다. 인쇄인 스스로 재교육, 연구 및 협업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다 '인쇄인스터디포럼'이 ..
박원순 시장이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상실감에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다. 악의적인 흑색 선전과 언플만 무성하고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의 실체는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갑자기 떠난 노회찬도 정의연 마포쉼터 손영미 소장도 악당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진짜 악당들은 양심의 가책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집중포화를 맞거나 스스로 책임을 지고 죽어나간다. 양심의 짱돌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악당 대가리에 정조준해서 가장 나쁜 놈 순서대로 던질 일이다. 설령 박원순에게 무언가 잘못이 있다면 죽음으로 지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권운동가이자 정치인으로서 치열하게 달려 온 천리길이 신기루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잘한 일도 못한 일도 그대로 역사 속에 새겨진다. 죗값을 치르지 않고 자살해..
어젯밤 주꾸미 잡으러 이마트 신선식품 코너에 출동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대신 참치회 두 팩을 낚아 왔다. 정상가는 한 팩에 19,800원인데 하이에나의 눈을 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려 10,800원짜리 할인 택이 붙는 순간 카트에 담았다. 적게 쓰고 잘 살려면 이 방법이 좋다. 코로나 시대 집밥의 진화, 오늘은 참치 정식 편이다. 누룽지죽과 미소국, 꽁치조림, 새우, 계란찜, 명란 등을 곁들였다. 평소 만원 미만으로 꾸미는 행복한 식단을 추구하는데 1인당 만원을 살짝 넘겼지만 정찬인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어려운데 나만 이렇게 잘 지내도 되는지 몰라. 플라스틱 일회 용기째 먹자니 모양이 빠지고 그렇다고 폼 나는 접시에 그대로 옮기자니 일이 많은데, 이럴 땐 포장을 거꾸로 개봉해 접시를..
미션, 시네마 천국 등의 영화 음악 작곡자로 지구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엔니오 모리꼬네가 향년 93세로 우리 곁을 떠났다. 대중들에게 영화 음악인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펫 연주자이자 전위파 성향의 현대음악가이기도 했고, 2019년 이탈리아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왕성한 창작열로 협주곡, 오라토리오, 관현악, 실내악 등 셀 수 없는 음악을 남긴 위대한 작곡가였다. 작업실에 컴퓨터는 물론 피아노조차 없었는데 오직 머릿속으로 음악을 그리며 연필로 종이에 곡을 써내려갔다고 전해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oag1Dfa1e_E 엔니오 모리꼬네의 몸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그가 남긴 아름다운 명곡들은 지구별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나와 동시대에 있어주셔서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