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길들였기 때문에 어린 왕자의 금빛 머리카락을 닮은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생텍쥐페리 나홀로 캠핑 중 인기척이 느껴져 나가 보니 사막여우는 아닌 것 같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았는데 측은하게도 자정이 넘도록 거리를 두고 계속 맴돌고 있었다. 밖은 아직 추운데 환기창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온기와 음악 소리, 음식 냄새를 맡으며 긴 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허둥지둥 누룽지를 끓여 얼음물로 닝닝하게 온도를 맞춰 식기에 담아 줬으나 아침이 되도록 안 먹고 그대로 ~ _~ 이 아이는 왜 저러고 있는 걸까? 하는 짓이 딱 '생각하는 사람'이라 '로댕'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밥을 주고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 부담스럽다. 1년에 고작 몇 번 찾는 나를 그리워하는 건 아닐까? ..
캠핑
2019. 3. 7.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