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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주물냄비를 사다

macintoy 2018. 6. 24. 09:07

언제부터인가 내 앞에 나타나 결국 눈에 아른거리기 시작한 주물냄비. 열보존율이 우수하고 약한 불에서도 영양소 손실이 적으며, 무거운 뚜껑은 흡사 압력솥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하니, 이것만 있으면 프로 주부들과 맞짱 떠도 꿀릴 것이 없겠다 망상하기에 이른다.

인간으로 태어나 살면 얼마나 산단 말인가. 이번 생에서 주물냄비만큼은 써봐야겠다며, 뽐뿌신이 들러 작두 위에서 뛰던 중, 아마존닷컴에서 반짝 세일하는 쿠진아트 제품을 주문하고, 국제 택배편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불면의 밤들은 보낸 끝에 드디어 그분이 도착.

1) 무겁다. 빈 주물냄비 무게 = 물을 2/3쯤 채운 일반 냄비 무게인 듯. 슈렉 계열의 상남자를 위한 냄비다. 

2) 아름답다. 심연의 푸른색은 신비로운 기운마저... 냄비가 아니라 가장 저렴한 현대 미술품을 구입한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보자. 찜이나 국물 요리 무얼 해도 맛있어 보이겠지. (-ㅅ-) 주물냄비 성애자?

 

주물냄비 구입으로 싱글대디는 과거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까? 미디어를 바꾼다고 부실한 컨텐츠가 좋아질까? 2년 반이 지난 지금, 가스레인지 1구를 망부석처럼 지키며 화석화되는 중이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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