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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 2시간 35분을 달려 군산을 한 바퀴 돌다가 숙소인 고사포 해변에 도착했다. 많은 캠퍼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소나무 숲 끝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고사포 해변은 노송이 우거진 넓고 넓은 부지로 땅주인이 각기 달라 어디는 유료 어디는 무료다. 설령 돈을 받더라도 캠핑장보다 좋고 훨씬 저렴하니 놀라지 마시라. 일부러 돈을 내고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나는 전기는 되지 않으며 화장실을 가려면 300미터를 걸어야 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한적한 편이 훨씬 좋다.

새우를 닮았다 하여 하섬이다. 주로 해변을 거니는 보통의 풍경과 달리 해루질 장비를 들고 바다를 향해 곧장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울창한 숲속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몰고 들어와 텐트 옆에 주차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들인 도플갱어 파이어 베이스는 전고가 2.4미터를 넘는 껑충한 텐트라 혼자 치기 쉽지 않았는데, 차차 익숙해질 것으로 ~ _~

코스트코에서 사온 냉장 양고기를 가위로 두껍게 잘라 다듬고

숯불을 피워 굽는다. 밤에 양고기 먹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음.

남은 양고기와 묵은지, 비비go표 육개장, 물을 냄비에 넣고, 남은 숯불에 올려 끓였다. 깊은 맛을 내는 김치찌개를 기대했으나

아아 의문의 보신탕 맛 ~ _~ 

파도 소리와 새 소리를 들으며 맞이하는 아침이 행복하다.

인접한 격포항에서 회를 먹고 돌아와 망중한을 누린다.

좋은 시간은 늘 금방 가니 저녁이 다가왔다. 여기서 영원히 지낼 수 없으니 떠날 수밖에. 집시로 살고 싶어라.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지만 우리는 끝까지 남아 오늘 석양의 엔딩 크레딧을 볼 예정이다.

고속도로에서 앞차 꽁무니를 구경하는 것보다 이익이다.

20시에 출발한 덕분에 변산반도에서 서울까지 3시간이면 충분했다. 일몰의 추억은 강렬했고 아침부터 고사포 해변을 그리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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