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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현직 대통령을 강제로 연행한 사건은 국제법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한 중대한 사태다. 이는 범죄 수사나 법 집행의 범주를 한참 벗어난 행위로, 유엔 헌장이 금지한 무력 사용과 주권 침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를 ‘정의’와 ‘질서’의 이름으로 포장하며 국제사회에 기정사실로 강요하고 있다.

이 글은 그러한 행위가 어떠한 법적 근거도 갖지 못했음을 국제법의 관점에서 조목조목 짚는다. 인권이나 범죄 혐의를 명분 삼아 외국의 국가원수를 제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왜 국제법 질서를 잠식하는 위험한 논리인지를 밝히고, 그 논리가 허용될 경우 국제 질서가 어떤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지를 경고한다. 아울러 유엔 체제의 구조적 한계와, 권력을 제약해야 할 국제법이 오히려 권력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미국의 이번 베네수엘라 침략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힘이 법을 대체하고 원칙이 선택 사항으로 전락한 세계 질서의 단면이다. 이 글은 그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동시에, 국제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진다. / 편집자


우리는 방금 권력이 법을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지야드 모탈라 / 하워드대학교 로스쿨 법학 교수, 2026. 1. 4.

—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지도자 납치는 법적 근거가 없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개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 행위는 국경을 넘어선 법 집행이 아니다. 그것은 노골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국제적 폭력이다.

권력이 법을 밀어냈고, 원칙은 힘의 논리로 대체됐으며, 폭력은 미덕으로 포장됐다. 이는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그 질서를 조용히 처형하는 행위다. 한 국가가 지도자를 납치하기 위해 법을 끌어다 붙일 때, 그것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질서에 대한 경멸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이다. 미국이 현직 국가원수를 강제로 체포한 행위는 국제법 어디에서도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 단 하나의 근거도 없다. 이는 유엔 헌장 제51조가 규정한 자위권에 해당하지 않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국제법은 여러 층위와 기능을 지니지만, 강대국이 납치를 통해 정권 교체를 수행하도록 허용하는 무소불휘의 도덕적 면허는 아니다.

인권 침해나 마약 밀매 혐의를 이유로 외국의 국가원수를 제거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제법 질서를 잠식하는 위험한 논리다. 그런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약법에도 없고, 관습법에도 없으며, 그 어떤 진지한 법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제인권법은 국가에 대해 행위의 기준과 의무를 부과한다. 그것은 스스로를 세계의 보안관이라 칭하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군사적 납치를 감행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만약 그것이 허용된다면, 세계는 상시적인 ‘합법적 혼란’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더욱이 미국이 이러한 원칙을 진지하게 주장한다면, 논리적 일관성은 훨씬 가까운 곳에서의 행동을 요구할 것이다. 지금 제시되는 논리대로라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으로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고, 집단학살에 대한 신뢰할 만한 혐의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를 체포하는 데 오히려 더 강한 법적·도덕적 근거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애초에 검토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이것은 법의 문제라기보다, 권력이 표적을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권 교체는 미국 외교정책에서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1953년 이란, 1954년 과테말라, 1973년 칠레, 2003년 이라크로 이어지는 긴 기록을 지닌 관행이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을 납치한 이번 사례는 새로운 최저점을 찍었다. 이는 바로 1945년 이후 형성된 국제법 질서가 금지하도록 설계된 행위 그 자체다. 무력 사용 금지는 부차적 규정이 아니다. 그것은 국제법의 핵심을 이루는 원칙이다. 승인 없이 이를 위반하는 것은, 규칙이 약자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실을 공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국은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유엔 헌장 체제 자체를 해부대 위에 올려놓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워싱턴은 유엔 헌장과 유엔 본부 협정에 따른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해 왔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 인사들의 입국을 거부해 왔으며, 지난해 팔레스타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직접 연설하는 것을 막은 일은 단순한 외교적 결례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다자기구의 개최국이 저지른 명백한 조약 위반이었다. 그 메시지는 분명했다. 국제 체제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와 유엔 헌장을 실질적으로 적용받을 수 있는 자격은 미국의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권력을 미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구가 아니다. 권력을 제약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오늘날 유엔은 중대한 국제법 위반을 점점 더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거부권에 의해 마비되고, 개최국의 압박에 노출되며, 헌장을 위반할 능력이 가장 큰 국가들로부터 무시당한 채, 유엔은 합법성의 수호자에서 그 침식을 연출하는 무대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은 결국 자기기만으로 귀결된다. 유엔 체제는 핵심적인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국제법이 순진해서가 아니라, 그 최대 수혜자가 국제법을 선택 사항으로 취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말해선 안 된다고 여겨졌던 말을 꺼낼 때다. 유엔은 조약 의무를 불편한 장애물쯤으로 취급하는 개최국으로부터 영구적으로 이전되어야 한다. 동시에 국제사회는 단 하나의 수도, 하나의 거부권, 하나의 통화에 권위가 인질로 잡히지 않는 새로운 국제 구조에 대해, 혹은 내부에서부터 속이 비워진 유엔을 넘어서는 권한을 갖는 대안적 체제에 대해 진지하고 냉정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법은 구호로만 존재할 수 없다. 가장 큰 폭력을 행사하는 자를 제약하지 못한다면, 법은 힘없는 자를 향해 동원되는 수사에 불과하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저지른 행위는 질서를 지킨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국제 질서가 법이 아닌 강자의 논리로 대체되었음을 확인시켜 준 사건이다. 그리고 이 권력의 편의는 법과 달리, 어떤 한계도 인정하지 않는다.

원문 링크:
https://www.aljazeera.com/opinions/2026/1/4/we-just-witnessed-power-kidnapping-the-law

 

We just witnessed power kidnapping the law

The US attack on Venezuela and the abduction of its leader have no basis in law.

www.aljazee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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