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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홍동백서

macintoy 2020. 1. 24. 11:32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제사의 규모도 줄여야 한다고 믿는다. 온갖 음식들을 무리해서 만들고, 또 먹느라고 고생하니 여러모로 재고의 여지가 있다. 누군가는 노예급 노동을 하고 잉여인간들이 바다사자처럼 배 두들기며 거실에 굴러다니는 명절 풍경이 그 무슨 미덕도 아니고, 유래를 짚어 따져 보면 우리 민족 문화와 풍습에서도 상당히 벗어나 있다. 해마다 조금씩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과한 감이 있고, 다음 시대를 살아갈 딸내미들에게 가이드 라인이 필요할 것 같아, 지난 추석에 차례를 마치고 엄숙히 이야기를 꺼냈다.


나: 성인 남성의 평균수명을 고려했을 때, 아빠는 약 35년 뒤 전후로 죽게 된단다. 제사상에는 아빠가 좋아하던 음식 3가지만 놓으면 좋겠어, 아빠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한 기억들도 회상하면서 너희들 음식 맛있게 먹어. 꼭 그렇게 하려무나.

둘째: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지?

첫째: 칭따오, 하얼빈, 빨간소주?

나: 응. 그럼 빨간소주는 동쪽에 놓고... (-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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