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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시걸(소설 '갈매기의 꿈'의 원제) 발간 이후 계속 받은 질문은 "리처드, 다음엔 무엇을 쓸 건가요? '갈매기의 꿈' 차기작 말이에요."였다.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모두 내 책 속에 담겨 있으니, 나는 앞으로 한 마디도 더 쓸 내용이 없노라고 답했다. 차가 압류되는 등 한동안 시달렸던 빈곤 때문에 한밤중까지 글을 쓰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해마다 여름이면 낡은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 중서부에 넓게 펼쳐진 목초지로 날아가는데, 3달러씩 받고 승객들을 실어 나르면서 오랜 긴장감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딱히 꼬집어 말할 순 없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았던 것이다.

사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떠오른 생각에 등을 돌릴 수 있고 그 문을 열지 않을 수만 있다면, 결코 펜을 쥐지 않았을 것이다.

(중략)

중서부 어디에선가 등을 대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을 흐트러버리는 법을 연습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혹시 이걸 잘 하는 사람, 나를 둘러싼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조작하는지 아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림자 너머의 실체를 이미 알고 있어서, 세상의 환상들을 거머쥔 싯다르타나 예수와 같은 초월한 존재가 지금 이 시대에 온다면 어떨까? 혹시라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가령 비행기를 타고 나와 같은 초원에 함께 착륙한다면 그는 뭐라고 할까? 어떻게 생겼을까?

- 저자 서문 중에서

대학생 시절 읽고 매료되었던 리처드 바크의 <환상>을 다시 찾는데 절판되어 영문판 밖에 구할 길 없고, 헌책방과 온라인 서점을 뒤져보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아, 구글신께 조아려 PDF 파일을 찾았다. 무려 영문판이라 쭉쭉 읽어 내려가기는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사전을 옆에 끼고 정독해보리라.

illusions_-_the_adventures_of_a_reluctant_messiah_by_richard_david_bach.pdf
0.31MB

* 소설 한 권이 오롯이 담긴 PDF 파일에는, 교육용으로만 사용 가능하고 혹시 팔거나 상업적 이익을 취해서는 안되며, 마음에 들면 책자를 구입하거나 컴퓨터가 없는 사람에게 선물하라는 단서가 붙어있다. 어긴다면 도널드 쉬모다가 나타나서 당신을 염소로 만들어 버릴 지도 모를 일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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