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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우크라이나에서 온 우편물

macintoy 2019. 10. 29. 10:45

거의 두 달 만에 도착한 국제 우편물

우크라이나에서 산 넘고 물 건너 서울 신당동까지 왔다.

 

가지런히 붙은 우표가 정겹다. 

 

70~80년대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 소련제 방독면으로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하던 것과 동일 모델이다. 곳곳에 묻어있는 파우더를 중성세제로 닦고 꼼꼼히 살펴본다. 가스 마스크, 필터, 수납 가방, 김서림 방지 시트통으로 구성되며, 정화통의 사양은 NBC(핵, 생물무기, 화학무기) 방호기능을 2시간 유지하도록 되어있는데, 유효 수명 10년이 한참 지났지만 우리 집은 화재 발생 시 1분 내로 대피가 가능한 구조라 큰 무리는 없겠다. 이베이나 아마존닷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새 정화통을 구할 수도 있다.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에 노출되면 15초 만에 정신을 잃고 몇 분 만에 사망에 이른다고 하니 불보다 연기가 무섭다. 소화기로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즉시 탈출해야 하는데, 이때 방독면이 있느냐 없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캠핑은 물론 가정에 비치하면 불의의 사고로부터 소중한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 ㅅ-) 지름의 기본은 명분 쌓기

 

SF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자태와 냉전시대 낡은 유물이 주는 소희는 스타워즈로 따지면 마치 연합군 병사가 제국군 무기나 장비를 만지작거리는 느낌이다. 딸내미 것도 주문해서 정기적으로 화생방 훈련도 하고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해야겠다. 초미세먼지가 심한 어느 겨울 날 쓰고 다니면 딱인데 금치산자나 생화학 테러범으로 몰릴까 두렵고, 노지나 오지에서 솔로 캠핑 중 한밤중에 무섭게 누가 텐트를 두들기면 이걸 쓰고 나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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