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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식한 사람치고 전문가는 별로 없다. 복합기도 마찬가지. 여러 기능을 두루 갖춘 것이 장점이지만, 조금씩 부실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고 잔고장도 많은 편이다. HP의 새로운 컬러레이저젯 CM1312fji MFP가 오랜 복합기의 컴플렉스를 벗어 던질 수 있을까?
HP 컬러레이저젯 CM1312nfi MFP는 컬러레이저와 컬러스캐너를 합쳐 프린팅, 스캔, 팩스, 복사, 사진출력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기다. HP 디자인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편인데, 버튼 레이아웃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외형도 투박하기 짝이 없어 좋게 말해 사무용 기기의 전형이 HP 디자인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HP 제품이 달라졌다. 그동안의 촌티를 벗었다고 할까?
우선 외양을 살펴보자. 케이스는 정장을 입은 신사처럼 단아하고 우아하다. 버튼들의 배열은 차분해졌고, 울긋불긋한 버튼들도 사라져 깔끔하다. 프린터 기기에 달린 LCD 패널은 정보량이 부족하거나 어설픈 그래픽으로 겉멋이나 부려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2.4인치 LCD 패널은 시야각이 넓고 요긴한 정보들로 만족스럽다.
프린터는 컴퓨터에서 제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인쇄 명령을 내리고 다시 프린터 패널에서 뭘 더 조작할 필요가 없다. 복합기는 사정이 반대다. 팩스나 스캔, 복사, PictBridge로 사진을 뽑기 위해 컴퓨터와 복합기를 오가면 동선이 꼬여 불편하다. 대개의 복합기들은 여러 설정을 컴퓨터에서해결해야하고, 복잡한 버튼들에 주눅을 들게 하는데, 정돈된 인터페이스와 2.4인치 LCD 패널은 전용기를 쓰듯 편리하다.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팩스나 복사기로 사용하거나, SD 메모리를 연결해 사진을 몇장 뽑기에 불편함이 없다. 이 제품은 성공적인 복합기고 HP는 전용기 컴플렉스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맥오에스텐 10.4.11에서 별도의 설치 프로그램 없이 연결하자마자 프린터를 인식하고 Generic Postscript Driver로 곧바로 인쇄가 가능했다. 저가의 레이저 프린터들은 포스트스크립트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PDF 래스터라이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고가 제품 부럽지 않게 선명하고 말끔한 외곽선 출력이 가능했다. PDF 파일 출력시 도트프린터처럼 지글지글한 글씨를 뽑아내는 형편없는 프린터가 많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장점이다.
이미지 출력 품질도 수준급이다. 엡손의 베스트셀러인 어큐레이저 C1100과 비교해보니 미세한 차이지만 더 선명하고 대비가 높고 계조 표현력도 우수했다. 컬러레이저 특유의 번들거림이 아쉬움을 남기지만, 복합기에 대한 기대를 가뿐히 넘어선다.
케이스는 쉽게 내부를 개방할 수 있고, 종이는 어떻게 넣어야 할 지, 종이가 걸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바로 알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있다. 소형 CMYK 토너 4개를 연속으로 배치하여 1pass로 드럼을 통과하게 했다. 이렇게 하면 내부 설계도 단순해지고 용지걸림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가분수로 설계해야 했을까? 스캔 유닛을 조금만 더 작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첫 페이지 출력속도는 25.5초 이하로 느린 편이지만, 첫장이 나오고 나면 흑백은 분당 12매, 컬러는 8매로 괜찮다. USB 2.0, 10/100Mbps 무선랜, 카드리더기, 50매까지 처리하는 자동급지장치 등을 갖췄다.
개선된 인터페이스로 편리한 조작성과 높은 성능을 갖춘 이 제품은 최강의 복합기 반열에 올라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단점도 있다. 다른 경쟁 제품보다 비싸다!
복합기 본체에서도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지만, 맥에서는 HP Director를 이용해서 다양한작업이 가능하다. 너무 화면을 많이 차지하는 것이 흠이라면 흠.
한국 HP 페이지에서는 맥용 드라이버를 제공하지 않아 미국 HP 페이지에서 드라이버를 다운받았는데, 막상 설치해보니 드라이버는 한글화 작업이 되어있었다.
개발 HP
공급 한국HP
문의 http://www.hp.com/kr/
가격 511,100원(오픈마켓 최저가)
지원OS Mac OS X v10.3 이상 레드햇 리눅스 6.X 이상, 윈도우즈
Ⓒ2009 HP 사진에 대한 모든 권리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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