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해 2시간 35분을 달려 군산 비응항에 도착했다. 환승 주차장에 차를 대고 선유도행 2층 버스에 오른다. 아침 6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며 운임은 일반 시내버스 요금과 같다. 잽싸게 계단을 올라 맨 앞자리 명당을 잡았다. 2층 버스는 무조건 즐겁다. ♬ 2층 유리창에는 윈도 브러시가 달려있지 않았고 비가 마이 와서 밖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의문의 몽유병 환자 체험 ~ _~ 빗방울이 점차 가늘어져 다행이야.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를 거쳐 장자도 종점에 내렸다.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는 순간부터 섬은 파괴된다. 다리 좀 그만 놓자. 여행의 재미를 위해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떠났다. 장자도 할매바위의 유래가 어쩌고 저쩌고~ 오호~ 산악회 리본이 달려 있다는 건, 여기..
없으면 요리가 안되고, 소포장은 비싸고, 대용량으로 사면 한 번에 소진하지 못하는 다진 마늘. 다행히 냉동실에 얼려 장기 보관이 가능한데요. 큰 통에 얼려두면 뭉쳐서 해동도 불편하고 맛도 변하죠. 지퍼백을 많이 사용하는데, 지퍼락에 마늘이 끼거나 제대로 밀폐가 안되면 냉장고 냄새가 배기도 해서, 요즘은 위생 비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적당하게 나눈 뒤, 감자전처럼 눌러 얼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원하는 분량만큼 부러뜨려 넣으면 끝~캠핑을 떠날 때, 아이스 쿨러에 넣으면 녹을 때까지는 아이스 팩(보냉재)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늘 자리를 차지하는 밀폐 용기와 달리 공간도 적게 차지하고, 개별 포장이니 짜투리 공간에 채워넣을 수도 있고, 3단 구조라 접어서 넣을 수도 있어요. 재료를 소진하는 만큼 냉..
삶은계란 노른자 퍽퍽해서 싫어하는 분들 많으시죠? 반숙계란으로 만들면 노른자를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데요. 간식으로 먹어도 되고, 뚝 잘라서 뜨거운 국물 요리에 곁들이면 보기도 먹기도 좋답니다. 누구나 손쉽게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반숙계란에 도전해보세요.1) 큰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넣고 끓입니다.2) 바늘로 계란 껍질 양쪽에 구멍을 뚫습니다. 압정을 이용하거나, 뾰족한 핀을 구부리고 변형해 자신에게 알맞는 '연장'을 만들어보세요. 바늘 구멍이 크거나 너무 깊게 찌르면 내용물이 살짝 빠져나올 수 있지만, 까짓것 좀 흘러나와도 상관없죠. 여러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3) 국자로 계란이 깨지지 않도록 살금살금 넣어주세요. 끓는 물에 6분 30초간 익힙니다. 4) 겉은 탱글탱글하고 속은 후루룩 마시면..
맥주에는 치킨, 백숙에는 막걸리, 소주에는 닭볶음탕이 제격이죠. 흔하면서도 제 맛을 내는 집이 귀해, 궁극의 레시피로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육수냄비에 물을 붓고, 황기, 둥글레, 대추, 사삼, 당귀, 오가목, 천궁, 녹각이 든 '백숙 재료'를 사다가 끓입니다. 오래 끓여야 우러나기 때문에, 약한 불로 한시간 이상 끓인 뒤, 망에 걸러 재료와 육수를 분리합니다. 왕창 끓여 남는 육수를 봉지에 얼려 보관해두면 담에 편하겠죠?재료 손질생닭(토종닭 추천)을 흐르는 물에 씻어 핏물을 뺀 뒤, 초벌로 끓는 물에 데치고 찬물로 씻어 지방과 부유물을 제거합니다. 파와 깻잎은 씻고, 양파는 갈고, 감자는 껍질을 벗겨 준비해두세요.양념간장 5, 올리고당 1, 고추장 1, 고추가루 2, 매실엑기스, 고추청(또는 청양고추)..
쫀득쫀득하고 보들보들하면서 양념 간장에 찍어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는 도가니 수육. 요거 혼자 시켜먹으려면 뻘쭘하고 양도 많다. 딸내미랑 둘이서 먹자니 쳐다보기도 아까운 도가니를 맨 입에 먹을 수 없는 노릇이고, 딸내미 앉혀놓고 졸졸 소주 따라 먹자니 그림이 좀 이상해진다. 측은하거나 망한 분위기? 그래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다.삶아 썰어내는 수육류 제조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한 고기를 삶을 줄 알면 열 고기를 삶을 수 있으니 기술을 연마하고 응용하게 되면 온갖 포유류를 스스로 삶아 먹을 수 있다. 잘 익은 김치만 있다면 돼지고기 수육을 만들어 친구들과 저렴한 비용으로 파티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홍어를 놓으면 삼합이 된다. 각설하고 맛있는 도가니찜을 만들어보자.한우 도가니(무릎 연골) 한팩에스지(힘..
'혼자 사는 사람'으로 보일까 홀로 장 보는 것조차 신경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경기 중에 물컵을 낚아채는 마라톤 선수의 스피드와, 살 건지 안 살 건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포커페이스로 마트 시식 코너를 뛰어다니며 한 끼를 때울 정도로 뻔뻔해졌고, 두부 코너 아줌마와 눈 인사를 나누며, 밤 9시를 넘기면 하이에나 눈을 하고 신선 제품에 반값 할인 택이 붙기를 기다릴 줄도 안다. 신당동 중앙시장을 돌면서 반찬가게 주인장이랑 두어 번 눈이 마주쳤는데, 나는 언제나처럼 살 건지 안 살 건지 속을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안전거리를 두며 실눈을 뜨고 진열대를 염탐하던 중이었다. 마늘장아찌, 무말랭이, 우엉, 깻잎, 메추리알 장조림을 슥슥 골라, "요거 포장해 주세요" 했더니 "만사천원" 하신다. 지..
언제부터인가 내 앞에 나타나 결국 눈에 아른거리기 시작한 주물냄비. 열보존율이 우수하고 약한 불에서도 영양소 손실이 적으며, 무거운 뚜껑은 흡사 압력솥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하니, 이것만 있으면 프로 주부들과 맞짱 떠도 꿀릴 것이 없겠다 망상하기에 이른다. 인간으로 태어나 살면 얼마나 산단 말인가. 이번 생에서 주물냄비만큼은 써봐야겠다며, 뽐뿌신이 들러 작두 위에서 뛰던 중, 아마존닷컴에서 반짝 세일하는 쿠진아트 제품을 주문하고, 국제 택배편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불면의 밤들은 보낸 끝에 드디어 그분이 도착. 1) 무겁다. 빈 주물냄비 무게 = 물을 2/3쯤 채운 일반 냄비 무게인 듯. 슈렉 계열의 상남자를 위한 냄비다. 2) 아름답다. 심연의 푸른색은 신비로운 기운마저... 냄비가 아니라 ..
업무차 청주 오송생명과학단지를 다녀오면서 들린 정다운버섯샤브입니다. 대표 메뉴인 버섯샤브(17,000원) 2인분을 주문했는데, 서비스로 보쌈이나 피자를 고르라고 합니다. 3인분을 시키면 피자, 쟁반막국수, 고기 한판 중 2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양이 많으니 인원보다 적게 주문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한마디로 막 퍼주는 집입니다. 상차림은 정갈하고 공간도 널찍합니다. 보리밥과 쌀밥 중 보리밥을 골랐어요. 무려 놋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번들로 나오는 고르곤졸라 피자. 샐러드를 올려 타코처럼 싸먹으라고 권하는데, 맛 궁합이 좋습니다. 노루궁뎅이, 황금팽이, 느타리, 표고, 새송이와 신선한 야채가 가득합니다. 이 집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다른 샤브샤브를 먹고 행복해질 수 없어요. - _- 소고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