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매료되는 마성의 맛집이 있는가 하면, 딱히 이유는 없으면서 지나다 간혹 찾는 음식점이 있는데, 여주 이포대교 남단 천서리에 몰려 있는 막국수집들이 그렇다. 장사는 무지하게 잘된다. 무난한 백김치 흠 잡을 곳도 칭찬할 곳도 없는 무김치 후추와 조미료를 아끼지 않고 맛을 낸 육수 ~ _~ 돼지고기 수육 16조각이 담긴 접시가 16,000원. 1점 당 1,000원 꼴로 맛있지만 결코 저렴하지 않다. ~ _~ '매일 이 막국수를 먹을 수만 있다면 앙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겠어요'급은 아니고, 그럭저럭 괜찮은 물막국수 8천원 비빔막국수 8천원. 맛있다. 김치나 육수, 사리 같은 것이면 모를까, 아님 주인장을 칭송해야 하는 착한 가격이라면 또 모를까, 물을 셀프로 가져다 먹으라면서 '마음껏 드세요'를 덧붙..
인쇄, 디자인, 영화 산업의 메카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충무로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즐비한데 1968년 문을 연 사랑방칼국수도 전통의 강자 중 하나다. 벽에 걸린 '내용있는 음식, 실속있는 식사' 붓글씨가 맛과 저렴한 가격 외에 철학과 역사를 갖춘 특별한 집임을 말해준다. 낡은 노포의 대표 메뉴는 칼국수와 백숙 백반. 칼국수 6,000원. 곱빼기는 200원을 더 받는다. 하마터면 가격이 같을 뻔 (- ㅅ-)8천 원짜리 백숙 백반을 시키면 큰 닭 반 마리가 나와 '제대로 시킨 것 맞나' 당황스럽다.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게 제대로 삶아 내오는데 어지간한 미식가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고 어지간한 대식가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내용과 실속이 있는 식사란 이런 것.가슴살은 ..
월요일까지 끝내야 할 업무가 있어 이번 주말은 아쉽게도 방콕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고 작업이 저절로 되는 것도 아닌 건 함정. 일상에 지친 뇌도 헹굴 겸, 푸른 하늘이 유혹하는 데로 딸내미들과 함께 남산으로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철새가 지나간다. 앵글 구석 어딘가에 국회의사당 지붕이 들어가게 찍을 수 있다면 딱인데 아쉽다. ~ _~비행기는 땅콩을 먹는 사람과 한 앵글에 담으면 딱인데 아쉽...해가 진다. 모처럼 삼각대를 가지고 왔는데 관광객들이 쿵쿵 걸어 다닐 때마다 나무 소재의 바닥이 흔들려서 야경을 제대로 담기가 어렵구나. 에잇서울타워는 탑신(135.7m)과 철탑(101m), 남산의 해발고도(243m)를 다 합쳐도 479.7m로, 제2롯데월드(555m)에 밀리는 신세다.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고 ..
어디일까요?북악산, 북한산, 그 뒤에 도봉산입니다.여긴 어디일까요?관악산이군요.그럼 여긴?안산이겠군요.집이 많아도 너무 많은데, 내 집 장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부지런한 사람이 부자가 된다고 배웠는데, 우리사회의 가장 가난한 사람은 가장 근면한 사람들이죠. 부지런한 순서대로 가난한 참 이상한 세계. 새벽에 첫 차를 타보면 알 수 있어요. 젊은이의 꿈은 '공무원', 연애와 결혼의 목표는 '돈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인생의 일대 목표가 '집 장만'이랍니다. 아파트는 황금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우리 시대의 우상. 그것을 얻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어요. 콘크리트 빌딩 숲에 가려 원래 서울이 산인 것을 잊고 살죠. 자욱한 먼지가 걷히고 나니 산이 보입니다.
한때 서울-이천을 무모하게 MTB를 타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인테리어용으로 전락한지 오래고, 그 뒤로 스쿠터를 애용했으나 연속으로 두 대를 도난당한 뒤 절망하여 잊고 살아가던 중, 어느 날 전동 킥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집 안에 들여놓으면 누가 훔쳐갈 리 없고, 근거리를 살살 타고 다니면 몸서리치게 편할 것이니, 아마존닷컴을 뒤져 한 대를 구입하기에 이른다. 911테러 이후 대용량 배터리는 항공편에 실을 수 없어, 선박 편으로 두 달만에 받게 되었다. 배송비 8만원. ㅠ. ㅜ 제원을 보면 최대 100kg 탑승, 최고속도 24km, 주행시간은 45분으로 괜찮겠다 싶었으나- 무겁다. 자전거가 넘지 못하는 것은 언덕이 아니라 자기 집 문턱이라던가? 차라리 자전거를 꺼내 타야 할 판.- 만만하게 보았는데, ..
코스트코에서 사온 광어회를 먹으려는데 뜬금없이 초밥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예전에 네이버 음식백과 레시피를 보고 식초 소금 설탕을 섞어 냄비에 끓였다가, 영혼을 태우는 끔찍한 독가스에 기겁한 뒤 초밥 만들기는 로망에서 트라우마로 바뀌었다. 인터넷에서 식초 7, 설탕 3, 소금 1 비율로 섞기만 하면 된다는 초스피드 레시피를 보고 다시 도전. 이 게시물은 초밥 레시피가 아니고, 손쉽게 초밥을 만들 수 있는지를 가리는 실험이다. 문제의 네이버 레시피(독가스 주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991509&cid=48161&categoryId=48196 실험 레시피 - 식초 7, 설탕 3, 소금 1 비율로 섞어 초대리를 만든다. 시큼 달짝지근하면 된다. - 초대리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