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에 타죽을 것 같고 밤에 쪄죽을 것 같고, 새벽에도 태연하게 27도를 찍는 핫한 세상. 오지 않는 가을에 지쳐 카메라 챙겨 동네 뒷산을 오른다. 새벽 4시지만 밤을 잊은 동지들이 드문드문 있다. 안개 덕분에 겨드랑이에서 아가미가 돋을 것 같고, 뭔가 몽유병 느낌 - __- 평소 개소리에 능한데, 목줄 차야 하는 건가? 신비스럽게 생긴 산짐승도 만나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양자적으로 중첩된' 계단을 지난다. 말 안장 닮았다 해서 목멱산(木覓山)으로도 불린다. 멀리 에펠탑이 보이고 서울, 서울탑, 에펠탑, 지구의 위성과 숲이 다 나오게 찍어 보자. 여명이 게슴츠레 밝아오니 밤도 낮도 아닌 애매한 시간. 르네 마그리트 시선으로 팔각정을 찍는다. 멀쩡해 보여도 가까이 보면 이상하다. 너도 그러하다. 뭔가 이..
여행
2024. 8. 26.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