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질된 냉동 닭발은 식자재 마트나 대형 할인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해동시킨 닭발을 무, 파, 청양고추, 월계수잎, 통후추와 함께 냄비에 넣고 10분쯤 삶는다. 마늘 + 고춧가루 + 청양고추 + 설탕 + 고추장 + 매실청 + 간장 + 참기름 등으로 칼칼한 양념을 만들고 삶은 닭발과 버무려 반나절 정도 그대로 둔다. 순서대로 마이 넣는데 특히 빨간색으로 표시한 재료들은 과량으로 넣어야 맛있다. 이름난 맛집을 재현하려면 설탕과 미원을 팍팍 뿌리면 된다. 숙성된 닭발을 팬에 기름을 둘러 볶다가 숯불에 구우면 끝. 요거 한 접시 먹자고 집에서 숯불을 피울 수 없어 아쉽지만 가스 토치를 썼다. 두꺼운 팬에 강불로 살짝 태우듯 마무리해도 좋고, 국물 떡볶이, 계란찜을 곁들이면 몸서리치게 맛있다. 어우 이 집 닭발 ..
신당동 중앙시장 입구 건너편 골목으로 진입해 100미터 남짓 걸어가다 보면 '남원닭발'이 나오는데, 남의 발 먹는 즐거움이 충만하고 24시간 문을 여니 밤을 잊은 취객들의 성지다. 극악무도한 먹부림 속에서도 끝까지 버틴 음주인들의 기억을 삭제하고 조류로 만들어 가족들 품으로 돌려 보내는 최종 학살지이기도 하다. ~ _~ 나는 간에 재능이 있으니까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먼저 주문한다. 식으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 여럿이 가더라도 시간차로 한 접시씩 주문해 먹는 게 좋다. 손질한 닭발을 삶고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주문하면 프라이팬에 볶고 다시 석쇠에 올려 연탄불로 구워 내오는데, 캡사이신 범벅이 아니라 맛있게 맵고, 양념이 밴 속은 야들야들하며, 불맛이 든 겉은 탱글탱글하다. 이런 닭발을 먹으면 불행해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