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65년 지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절친, 이모씨 아드님 모종태군(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이 안양에 산다. 고 1 때부터 무려 33년 지기인데, 이 녀석이 이른바 간 큰 남자의 최고봉이다. 함께 부어라 마셔라 이야기꽃을 피우다 자정을 넘기면, 한 잔만 더 하자며 기어이 집으로 끌고 가는데, 헤어지기도 섭섭하거니와 대리운전비나 택시비를 아껴주려는 속내를 내가 다 안다. 동네 어귀까지 어깨 걸고 노래를 부르다 대문 앞에 도달하면 멀쩡한 번호키를 두고 동네가 떠나가도록 '인숙아~ 인숙아~' 외치는데, 늦은 시간에 아내가 소리를 듣고 일어나 문을 열어준다. 나는 사색이 되어 손사래를 치지만, 본인은 얼마나 흐뭇해하는지 십수 년을 말려도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종태가 인숙씨를 고 2 때 만났으니, 친구의 아내 역시 내 오랜 벗으..
일상
2020. 11. 15. 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