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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가을과 겨울 사이

macintoy 2020. 10. 31. 08:34

이런저런 일로 발목이 잡혀 비밀 아지트에 도착한 시간은 해 질 무렵, 머리에 랜턴을 달고 집을 짓고 나니 깜깜한 밤이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 한번 거른 끼니는 평생 다시 찾아 먹을 수 없다는데 에잇~

전날 밤 이마트 할인코너에서 연어+참치를 반값에 털어 왔다. 회는 아침, 초밥은 점심이야.

넌 저녁밥

쫄깃한 빨판만 모아서 잘라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겠지?

주방장 특선이라며 웃고 손뼉 치고 좋아했으나, 볼수록 이상하고 옳지 않은 느낌

왔구나. 왔어. 환공포증

이번엔 망원렌즈를 챙겨왔다. 안구 정화를 위해 달을 봐야지. 

별도 본다. 가운데 동작 그만~ 누구냐. 너

성운이 망극한 밤

 

--- 절취선 ---

아침

 

밤사이 서리가 내려 겨울왕국이 따로 없다.

텐트 안은 난로로 난방을 하고 천장에 서큘레이터를 돌려 쾌적하다.

이런 아침을 경험하고 나면 캠핑을 끊을 수 없다. 한번 늑대가 되면 다시는 개로 돌아갈 수 없음.

거실 뷰. 창문을 내리고 미어캣 빙의 모드로 풍경을 감상한다.

해가 볼록하니 올라온다. 중년 감수성 뿌잉뿌잉

강물 전체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여긴 구름의 고향이야.

종종 낚시꾼들이 SUV를 몰고 들어오는데 승용차는 나밖에 없다. 행여 바닥이 닿거나 바퀴가 빠질까 봐 외과수술 집도하듯 신경을 곤두세우고 노면 상태에 집중해 엉금엉금 운행해 도달했다. 들어왔으니까 나갈 수도 있겠지. 괜찮아. 집에 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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