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쇄, 디자인, 영화 산업의 메카로 오랫동안 군림해온 충무로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이 즐비한데 1968년 문을 연 사랑방칼국수도 전통의 강자 중 하나다. 벽에 걸린 '내용있는 음식, 실속있는 식사' 붓글씨가 맛과 저렴한 가격 외에 철학과 역사를 갖춘 특별한 집임을 말해준다. 낡은 노포의 대표 메뉴는 칼국수와 백숙 백반.

칼국수 6,000원. 곱빼기는 200원을 더 받는다. 하마터면 가격이 같을 뻔 (- ㅅ-)

8천 원짜리 백숙 백반을 시키면 큰 닭 반 마리가 나와 '제대로 시킨 것 맞나' 당황스럽다.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게 제대로 삶아 내오는데 어지간한 미식가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고 어지간한 대식가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내용과 실속이 있는 식사란 이런 것.

가슴살은 닭 뼈를 푹 곤 국물에 찢어 넣어 밥을 말아 먹고, 날개나 다리, 목 등은 소금이나 매운 소스에 찍어 먹는다. 나는 순정 소금파.

1인분 8,000원의 위엄. 반주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칼국수도 맛있지만 역시 백숙 백반이 최고다. 영화 <식객>의 배경으로도 등장했는데 손님이 많을 때 안내하는 2층이 하이라이트로, 옛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작은방은 10여 명이 모임을 하기에 딱이다. 

*충무로는 주차비가 마이 비싼 주차 지옥. 차량을 가져오실 분은 주차비를 받지 않는 토요일 오후 3시 이후나 일요일에 오는 편이 좋다. 일요일은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4시까지만 영업하며 육수 맛이 저녁으로 갈수록 진해지는 것도 참조하시라.

댓글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