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섭외의 심리전
지금은 규칙적인 반주와 습관적인 혼술을 끊고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무시무시한 먹부림과 더불어 연쇄음주마로 이름을 떨친 시절이 있었다. 나에 대한 친구 부인들의 평판도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는데 '저 인간이랑 마시기만 하면 남편이 술로 떡이 되어 들어온다'며 싫어하는 그룹과 '저 인간은 유흥업소는 일절 모르고 오직 술만 마시기 때문에 늦게 귀가해도 안심된다'는 그룹이 있다. 여자사람친구의 외국인 남편 Joe는 나를 희대의 party animal이라 불렀고, 아이는 어릴 적에 술을 보면 '아빠물 아빠물'이라 했다. 왁자지껄한 술집에서 내가 잔을 높이 들어 '의식이 있는 한~'이라고 외치고 전원이 건배사를 제창하며 절도 있게 원샷-원킬하는 모습은 세기말적 퇴폐와 환희 그리고 의리를 다 합친 그 무엇이었다. 평소..
일상
2020. 5. 27.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