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의 노을
저녁을 먹고 창문을 바라보다가 딸내미와 동시에 '우와' 소리를 지르며 카메라를 들고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하늘에서 우주쇼가 한참이다. 이웃집이 신비스럽고 거리 풍경은 그대로 윈도우즈 바탕화면에 벽지로 발라도 되겠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옛 애인들을 피해 북쪽으로 동현아 동현아 무작정 외쳤다. 노을을 보면 생각나는 이름을 불러보자. 동현아 = 동대문현대시티아울렛 (- ㅅ-)a 신당동 하늘을 떠난 노을이 카자흐스탄을 지나 지금쯤 아부다비 상공을 항해 날고 있겠구나. 붉게 물든 페르시아만을 바라보면서 누구는 턱을 괴고 상념에 잠기고 누구는 웃고 박수치고 좋아라 하겠지. 언젠가 내 시간이 다해 지구별을 떠날 때 그립지 않도록 틈틈이 하늘을 보겠어.
사진
2020. 6. 15.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