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달 돌고래와 자크 마욜이 없는 그랑블루 풍경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빈다. 한반도 자주통일과 평화번영 이뤄져라~ 누구나 일하면 먹고 살 수 있고,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되며, 혹시 노동력을 상실해도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별 잎새주를 물고 밤하늘을 기록해야지. 육안으로 관측하는 별의 밀도는 이렇지만 사실은 더 많이 떠있다. 셔터 개방 시간을 늘려 빛을 모으면 숨어있는 별들을 더 찾아낼 수 있다. 수십 억년을 별의 속도로 달려온 빛과 만난다. 마침 지나가는 비행기가 우측 하단에 # 형태의 궤적으로 찍혔다. 셔터를 4초간 개방했으니까 항공기 위치를 알리는 표시등의 점멸 주기는 1초 :-) 15초를 노출해 텐트 위에서 하늘거리던 해송과 함께 우주를 담았다. 자은도 여행에서 너도 기억해줄게. 벗..
서울에서 쉬지 않고 4시간 반을 달려 신안군 자은도에 도착했다. 천사대교가 작년에 개통되어 배 없이도 갈 수 있다. 이제 현지 정보를 수집할 차례, 주유소에서 등유를 채우며 멋진 해변이 어디 있냐고 주인장에게 물었다. '여기 다 좋지.' 슈퍼에서 돼지고기와 잎새주를 사면서 신비로운 해변을 아시냐 물었는데, 계산원이 관광지도를 건네주며 말한다. '둔장해변으로 가세요.' 쏜살같이 달려갔으나 찾을 수 없었다. 믿었던 카카오 네비는 엉뚱한 장소를 안내하고 3G 신호 감도마저 약해 스마트폰 검색도 어려웠다. 차에 달린 네비게이터 켤 생각을 못함. 헤맴을 거듭한 끝에 포기하고 관광지도에 큼직하게 인쇄된 백길해변으로 향했으나, 유원지에서 흔히 보는 평상이 점령한 그저그런 해수욕장이다. 해는 저물어가고 마음은 조급해진..
명절 연휴 ‘사회와 거리두기' 주제의 자린고비 여행을 떠나는데 목표는 다음과 같다. 여행과 방역을 동시에 후천성여행결핍증을 치료하되 타인과의 접촉을 요리저리 피해 그림자처럼 다녀온다. 긴 일정이니 멀리 가자 국토 남반부의 섬을 탐험하고 신비스러운 해변을 찾는다. 이 구역 자린고비는 나다 교통비와 숙박비, 식비를 포함해 24만원(4만x6일) 이내로 사용한다. 내가 굴비고 굴비가 나인지 알 수 없는 몰아일체의 세계 ----- 절 취 선 ----- 이용객이 밀집한 난민촌 같은 캠핑장이 끔찍해 주로 공중화장실이 있는 공원이나 노지를 찾아 다녔는데, 캠핑과 차박이 코로나 시대 탈출구로 각광받으면서 내 서식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인적이 드문 장소로 가기 위해 휴대용 변기를 장만했는데, 응가에 특수 고안된 효소를 ..
생활비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만수르 아니어도 누구든 실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추구한다. 캠핑 짐을 트렁크에 싣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리를 살피다 어느 공원 주차장 옆에 자리 잡았다. 주말을 여기서 지내야지. 서울 신당동에서 금요일 17시에 출발해 1시간 걸렸으니 접근성도 용이하고, 덤으로 깨끗한 공중화장실도 있다. 좁은 텐트라 거실 인테리어는 촘촘히 일렬로 두 평만 있어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왼쪽부터 가스레인지 식기보관통 식수대 냉장고 무선 인터넷과 블루투스 스피커, 노트북이 제공되는 침실. 야전 침대 위에 백패킹용 에어 매트리스를 올리고 뽀송뽀송한 이불을 깔고 경량 덕다운 담요를 덮는다. 난방과 함께 서큘레이터로 공기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내 온도는 25도..
강원도 횡성군과 평창군 경계에 해발 1200m의 청태산이 있다. 태조 이성계가 강릉을 가다가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를 지나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산세에 반하고 큰 바위에 놀라 청태산(靑太山)이라고 명명해 지금에 이른다. 아름드리 잣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속에 조성된 캠핑장은 캠퍼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선착순 + 추첨제로 운영되는데 경쟁이 치열해, 예약에 성공하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한다. 가로 세로 3.6m 규격의 아담한 데크를 제공해 큰 텐트는 설치할 수 없다. 갤럭시 윙 타프 아래에 주방을 차리고, MSR 파파허바를 침실로 설정하는 한편, 데크 왼쪽 자투리땅에는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프로젝터와 스크린으로 간이 극장을 꾸몄다. 전기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럴 때 파워뱅크가 요긴하다. 적막한 자연..
강원도 인제를 지나 진부령 정상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용대자연휴양림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에 조성된 캠핑장으로, 광활한 면적으로 운영하다가 입지가 더 우수한 1~2야영장을 폐쇄하고 3야영장만 운영하고 있는 것은 못내 아쉽다. 폐쇄된 부지는 산책이 가능하니 가벼운 차림으로 언덕길을 따라 얼마나 멋진 곳이었는지 구경하고 오시라. 막걸리는 유효기간이 마이 남은 것을 골라 신선하게 즐기고, 홍어는 오래된 놈으로 골라 묵은지를 곁들여 삭힌 풍미를 만끽한다. 대파의 흰 부분을 쫙 펴서 삭힌 홍어에 무순과 고추냉이, 소금, 참기름, 깨를 올려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다. 천연 피톤치드를 품은 설악산 공기를 마시며 물놀이와 함께 신선놀음을 하기에 딱이다. 원통 재래시장 도매상에서 생오리 1마리를 13,000원에 ..
또 다녀왔다.빛이랑 조명이 넘나 좋다. 전생에 나방잎새주를 물고 밤하늘에 별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고느린 셔터 스피드로 시간의 흐름도 담는다.설치와 철수 편의를 고려 수납은 요렇게 정착했다. 상판을 여닫는 것이 불편한데 자주 쓰는 물건은 테이블 아래 매쉬 선반에 둔다. 주로 노지를 다니다 보니 그릇들은 최대한 아끼고 임기응변으로 닦아 쓰다가 버킷에 몰아 넣고 집에 가져온다. 야외에서는 얼마나 더러운 걸 참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_~낮에는 도요토미 반사식으로 밤에는 코로나로 난방을 하니까 딱 맞는다. 패딩이나 배개 등 자질구레한 짐은 빨래 바구니에 넣는다. 서큘레이터 대신 짝퉁 루미나 선풍기를 들고 왔다.실링 팬은 s-fan이 거의 유일한 선택인데 디자인이 샤방하지 않고 소음도 크며, 머리가 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