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타죽을 것 같고 밤에 쪄죽을 것 같고, 새벽에도 태연하게 27도를 찍는 핫한 세상. 오지 않는 가을에 지쳐 카메라 챙겨 동네 뒷산을 오른다. 새벽 4시지만 밤을 잊은 동지들이 드문드문 있다. 안개 덕분에 겨드랑이에서 아가미가 돋을 것 같고, 뭔가 몽유병 느낌 - __- 평소 개소리에 능한데, 목줄 차야 하는 건가? 신비스럽게 생긴 산짐승도 만나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양자적으로 중첩된' 계단을 지난다. 말 안장 닮았다 해서 목멱산(木覓山)으로도 불린다. 멀리 에펠탑이 보이고 서울, 서울탑, 에펠탑, 지구의 위성과 숲이 다 나오게 찍어 보자. 여명이 게슴츠레 밝아오니 밤도 낮도 아닌 애매한 시간. 르네 마그리트 시선으로 팔각정을 찍는다. 멀쩡해 보여도 가까이 보면 이상하다. 너도 그러하다. 흠 뭔가..
드디어 시작된 알리 여름세일. '쇼핑왕 장보고'로 변신 ٩( ᐛ )و 20만원 이상 구매 시 28,000원 할인 + 국민카드 100불 이상 주문 시 10불 추가 할인이라니, 미리 채워둔 장바구니에 쿠폰 때려 넣어 결제하고 보니, 이번 주 수목금 출장이 잡혀 있구나. 신선식품이 걱정이라 해당 날짜 피해 배송해주십사 여기저기 문자를 보냈다. 다행히 한국 판매자라 소통에 문제는 없겠어. 친절하게도 판매자로부터 바로 답장이 오는데, 알리바바 자동 번역기가 굳이 나서서 영어로 토를 달아준다. 뭔가 아스트랄한 기운이 느껴져 다시 살펴보니배터짐 → 배터리 Battery특가 한우머리 고기 → 특별한 한-미 고기 special Korean-American meat 안녕하세요 고객님. 오늘 출고되어 익일수령 가능합니다..
정릉시장을 애정한다. 80-90년대 풍경을 간직한 소박한 골목들을 거니는 즐거움이 있다. 맛집을 수색하다가 당도한 닭갈비 반근에 14,000원이며, 양념 / 간장 / 소금 중 선택할 수 있다. 슴슴한 미역국과 함께 찬이 차려지고 굵직한 참숯이 거뭇거뭇한 곳 없이 제대로 익었다. 숯을 좀 아는 주인장이다. 간장닭갈비 2인분. 주문 후 초벌로 구워 손님상에 올리기 때문에 나오는데 시간은 걸려도 마르지 많아 촉촉하게 먹을 수 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출고 정체가 예상된다. 생산성보다 맛을 우선시하는 철학이 맘에 든다. 김유정역 와 함께 나의 최애 식당으로 등극 \(- ㅁ-)/ 쌈채소, 쌈무, 양파장아찌, 콩나물무침, '사라다' 등을 곁들이면 어우 맛있다. 이 닭갈비를 계속 먹을 수 있다면 앙마에게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