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까지 끝내야 할 업무가 있어 이번 주말은 아쉽게도 방콕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고 작업이 저절로 되는 것도 아닌 건 함정. 일상에 지친 뇌도 헹굴 겸, 푸른 하늘이 유혹하는 데로 딸내미들과 함께 남산으로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철새가 지나간다. 앵글 구석 어딘가에 국회의사당 지붕이 들어가게 찍을 수 있다면 딱인데 아쉽다. ~ _~비행기는 땅콩을 먹는 사람과 한 앵글에 담으면 딱인데 아쉽...해가 진다. 모처럼 삼각대를 가지고 왔는데 관광객들이 쿵쿵 걸어 다닐 때마다 나무 소재의 바닥이 흔들려서 야경을 제대로 담기가 어렵구나. 에잇서울타워는 탑신(135.7m)과 철탑(101m), 남산의 해발고도(243m)를 다 합쳐도 479.7m로, 제2롯데월드(555m)에 밀리는 신세다.정상은 바람이 많이 불고 ..
어디일까요?북악산, 북한산, 그 뒤에 도봉산입니다.여긴 어디일까요?관악산이군요.그럼 여긴?안산이겠군요.집이 많아도 너무 많은데, 내 집 장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부지런한 사람이 부자가 된다고 배웠는데, 우리사회의 가장 가난한 사람은 가장 근면한 사람들이죠. 부지런한 순서대로 가난한 참 이상한 세계. 새벽에 첫 차를 타보면 알 수 있어요. 젊은이의 꿈은 '공무원', 연애와 결혼의 목표는 '돈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인생의 일대 목표가 '집 장만'이랍니다. 아파트는 황금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우리 시대의 우상. 그것을 얻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어요. 콘크리트 빌딩 숲에 가려 원래 서울이 산인 것을 잊고 살죠. 자욱한 먼지가 걷히고 나니 산이 보입니다.
무작정 떠난 금오도 여행길, 아침엔 비렁길을 돌고 점심 식사를 마치면 차를 몰고 섬 곳곳을 누비던 중, 어느 폐교에 도달했어요.한 인상 합니다. 밤에 보면 무섭겠어요.1960년 개교해 1999년 문을 닫은 여남초등학교 장지분교입니다.출입 아니고 걍 돌아다니는 거니까 괜찮겠지. 아몰랑~나무가 우거지고 잡초가 무성한 학교가 낯섭니다.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얘들아 놀자, 아무도 없니?끈질기게 하나씩 밀다가 드뎌 열린 창문 발견, 안으로 넘어가려는데 딸내미들이 손사래를 치고 바지춤을 잡아 미수에 그쳤어요. 장대비 억수로 내리고 번쩍번쩍 천둥치는 날 다시 올 테다.이러면 무섭습니다. '저 여기 있어요.' 마성의 교목이 있는 폐교 풍경. 살아있네 살아있어.누 누구세요?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가까이 가보..
이번에는 비렁길 4코스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학동에서 심포로 이어지는 4코스는 3.2km 구간으로 비렁길에서 가장 거리가 짧고, 3코스에 비해 한결 수월한 편입니다. 성인 기준 1시간 30분 소요되고, 3시간으로 잡고 쉬엄쉬엄 다니는 '절벽 갤러리' 감상을 추천합니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지만 동네 뒷산처럼 만만하게 보시면 큰일 납니다.길이 멈추는 곳이 길의 시작이다.파도의 침식 작용에 의한 해식 동굴게으른 백패킹족들이 전망대를 점령하고 있네요. 늦장 피우지 말고 아침 일찍 철수해야 하거늘... 그래도 이들이 경험했을 강렬한 일몰의 추억은 부러워요. ~ _~산책로 나무 사이로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빽빽하게 우거진 원시림으로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그늘입니다.어우 깜짝야.흔한 금오도 풍경백팩에 카메라를 ..
전남 여수시 돌산 항일암이 있는 금오산 정상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볼 때 보이는 30여 개의 섬들이 금오열도입니다. 이 중 가장 큰 섬이 금오도인데, '비렁'은 순 우리말인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금오도의 해안절벽과 해안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입니다. 2010년 관광객을 위해 길을 정비하면서 천혜의 절벽길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금오도 서쪽 함구미 선착장에서 시작되어 섬의 남단을 따라 총 18.5 km에 걸쳐 이어지는 비렁길은 1코스부터 5코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직포에서 출발해 터널 같은 숲길로 들어갑니다. 워낙 울창해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그늘입니다. 3코스는 직포와 학동을 잇는 3.5km 구간으로 비렁길 중 가장 아름답고 난이도가 높은 구간으로 꼽힙니다. 성인 기준 2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