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며 공병을 재활용해 죄다 유리로 깔맞춤했더니, 뭐가 뭔지 구분이 안 간다. 모든 병이 다 똑같아졌으니 그럴 수밖에 - __- 

올해 수능이 끝나면 딸내미와 가사노동을 반씩 나누기로 한 바, 혼자 쓰던 주방을 협업이 가능하도록 개편할 필요성도 있었다. 나는야 전직 공대생~ 집 겸 사무실이라 마침 라벨 프린터도 있겠다. 실험실의 기억을 살려 표준 라벨 양식을 개발해보자.  

품목을 기입하면 자동으로 날짜가 더해지도록 했다. 노안이 진행되고 있는바, 나중에 돋보기 없이도 볼 수 있게 글자 크기를 17포인트로 큼직하게 잡았고, 가로 62mm 세로 13mm 규격으로, 작은 병부터 큰 용기까지 다 붙일 수 있다.

잘 떨어져도 안 떨어져도 곤란한데, 3M 매직테이프가 제격이다. 자동 절단기를 이용해 일정한 길이로 반복해 잘라낼 수 있다.

라벨 스티커 뒷면은 떼지 말고 매직테이프로만 붙여야, 나중에 깔끔하게 떨어진다.

차가우면 유리병 표면에 결로가 맺혀 잘 붙지 않으니, 라벨 먼저 붙이고 내용물을 채운다.

냉장고 포켓에 넣어도 가리지 않고 잘 보이려면, 가능한 한 위쪽에 붙이는 게 좋다.

설탕인지 소금인지 헷갈려서 실눈을 뜨고 살펴볼 필요도 없어졌고

딸내미에게 "국간장 옆에 양조간장 뒤에 까나리액젓 좀 가져오너라" 해도 바로 찾을 수 있다.

진짜로 네버 에버 결벽증 아님. 집안 곳곳 정리 안된 미개발 지구가 수두룩함. 냉장고만 깨끗함.

협업이 가능한 주방이 완성되었다. 더불어 기능적이면서 샤방하고 친환경적이다. 딸내미 수능이 끝나는 올해 연말은 아주 특별할 것이다. 노동해방의 그날이여 오라~

댓글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