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천 리 길을 달려 신기항에 도착해 금오도행 배에 탑승했다. 어느덧 두 번째 방문인데, 신분증을 놓고 와서 승선권 구입에 살짝 애를 먹었다. 배를 탈 때는 늘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 둘 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건 함정금오도의 노래방 풍경금오도와 다리로 연결된 안도 백금포 해변에 도착했다. 지난 번에 우연히 발견해 아지트로 삼기로 했다. 시끌벅쩍한 것 질색인데 해변에 우리 포함해 딱 두 팀 있다.카트 반납 정도는 이제 둘째 몫이다. 천장에 난 우레탄 창을 통해 밤하늘에 별이 몇 개인지 세어볼 수 있다.누워서 옆을 보면 해변이 펼쳐진다.해안에 떠 밀려온 폐목재가 많아 땔감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 배추망을 가지고 다니면 수납이 간편하다.불멍을 위해 화로 테이블을 챙겨 왔다. 고추와 마늘, 깍두기,..
금오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비렁길 3코스, 그러나 험난하기로도 1순위로 꼽히기 때문에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2코스 종점이자 3코스 출발점인 직포에 있는 직포식당이다. 트레킹 코스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이 그렇듯 아침 일찍 문을 연다.이 집의 인기 메뉴는 단연 전복해물라면. 비록 전복이 들었다지만 서울에서 천리길을 와서 차마 라면을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쏨뱅이 매운탕을 주문했다.먹을 것은 적고 가시가 억센 것이 민물매운탕과 비슷하다. 큰 것은 구이로도 먹는다고.방풍나물이 빠지지 않는 금오도 상차림. 총평금오도 비렁길의 핵심인 3코스의 기점이 되는 '절대 목'에 자리한 직포식당은 트레킹에 나서면 반드시 마주치는 음식점이다. 며느리로 추정되는 여성이 음식을 만들고, 시..
금오도와 다리로 이어진 안도의 백금포 해변에서 캠핑하던 중, 별 기대 없이 찾은 백송식당. 회를 시키기에는 배도 부르고 다음 날 귀경길에 군산에 들려 현대횟집에서 아점을 먹을 계획이기 때문에,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고 회덮밥과 전복죽을 주문했다. 가격은 만원씩. 전복죽을 미리 끓여놓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미리 전화로 주문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단다.신선하고 두꺼운 회를 아낌 없이 올리고, 신선한 해초도 곁들여 나온다. 외진 곳에 실력가들이 숨어있었다. 만원이라니 좋구나.회덮밥에는 국물이 달려 나온다.방풍나물 등 야채와 해초류가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것이 금오도 상차림의 기본냉면기 크기의 그릇을 가득 채워 전복죽이 나오는데, 주인 아주머니한테 '서울의 00죽과는 비교도 못하게 맛있어요' 했..
금오도 비렁길 4코스를 돌고 찾은 곳은 여남식당. 1인분에 10,000원 하는 백반도 있는데, 산을 탄 탓에 피곤하기도 하고 오늘이 금오도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날이라는 생각에 아점 치고 살짝 과한 감이 있는 15,000원짜리 백반을 3인분 주문했다.상이 차려지는 사이에 자연산 소라가 나온다. 백반 에피타이저가 소라?끝까지 끊어지지 않고 쏙 빠져나오는 것이 생물 맞고 알도 굵다.이어서 차려지는 14찬. 생선이나 육류가 없는 그야말로 금오도 스타일.이 집도 맛 없는 반찬이 없다. 손맛이 끝내주는 주인 아주머니는 서울에 반찬 아카데미를 차려도 대성할 것 같다.겨우 비웠더니 잘 먹는다며, 갑자기 자객처럼 나타나 리필해주고 가셨다.된장국에는 오징어가 들어있다.많던 소라를 겨우 먹었더니 다시 리필. 소라만 최소..
금오도의 입니다.깨끗한 신축 건물에 들어선 음식점은 일단 경계합니다. 오랜 맛집이 아닐 수 있고, 번듯한 인테리어 비용은 음식값에 포함되기 마련이니까요. 보험도 가입되어 있고, 음식점이 로고도 갖추고 있군요. 이러면 불안해집니다. 비싸겠당.메뉴판을 보니 비싸지 않네요? 뭘 고를까 고민하다 물어보니 지금은 오직 '방풍한상'만 된다 합니다. 3인분을 주문합니다. 1인당 만원.만원 맞나요? 상차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이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딸내미들이 순식간에 해치우니까, 맛있게 먹는다고 금방 하나를 부쳐서 도로 내옵니다. 버섯볶음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다시 채워줍니다. 감동해초 무침도 맛있어요. 칼로리 낮은 음식은 맛 없는 건데 ~ _~역시 여수. 간장게장 맛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3마리 제공됩니다. ..
서울에서 천리 떨어진 금오도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남도의 풍성한 상차림과 금오도의 싱싱한 수산물을 기대하며 내달린 상록수식당으로 민박도 겸하고 있다. 밖에서는 커 보이지 않는데 내부에 큰 방들이 테이블로 꽉 차있고, 단체 관광객이 방금 지나갔는지 모든 상이 한바탕 먹고 간 흔적으로 가득하다.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반, 딸내미 둘에 나까지 3명이서 6만 원짜리를 시키니, '그건 회만 나오고 별로 먹을 것이 없다'며 쯔께다시가 가득한 8만 원짜리 회를 권해 주문했다.밑반찬이 6점 깔리는데 그중 일부만 소개한다. 묵은지가 맛있다.입맛을 돋우는 시큼한 톳 무침여수 하면 갓김치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금오도 명물 방풍나물가운데 회를 중심으로 음식들이 들어온다.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지만 ..
무작정 떠난 금오도 여행길, 아침엔 비렁길을 돌고 점심 식사를 마치면 차를 몰고 섬 곳곳을 누비던 중, 어느 폐교에 도달했어요.한 인상 합니다. 밤에 보면 무섭겠어요.1960년 개교해 1999년 문을 닫은 여남초등학교 장지분교입니다.출입 아니고 걍 돌아다니는 거니까 괜찮겠지. 아몰랑~나무가 우거지고 잡초가 무성한 학교가 낯섭니다.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얘들아 놀자, 아무도 없니?끈질기게 하나씩 밀다가 드뎌 열린 창문 발견, 안으로 넘어가려는데 딸내미들이 손사래를 치고 바지춤을 잡아 미수에 그쳤어요. 장대비 억수로 내리고 번쩍번쩍 천둥치는 날 다시 올 테다.이러면 무섭습니다. '저 여기 있어요.' 마성의 교목이 있는 폐교 풍경. 살아있네 살아있어.누 누구세요?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다.가까이 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