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캠일수록 든든하게 먹는 게 중요하다. 노숙과 캠핑은 종이 한 장 차이 집에서 묵은지 김치찌개를 끓여 왔다. 돼지 앞다리살과 두부를 투척하고 팔팔 끓이다 불을 끄고 하루 재우면 더 맛있다. 저녁은 간장 게장과 햇반. 이번 여행은 솥밥을 지어 먹겠노라 다짐했는데 쌀을 놓고 왔다. 남자는 그저 백치미 ¯ࡇ¯; 식사 마치고 들판으로 나가면 우주쇼가 시작된다. 머 멋있어. 이런 노을을 경험하고 나면 평범한 노을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 절 취 선 --- 어느새 아침 패키지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는다. 비닐 재질의 겉포장은 재활용을 방해하니까 라벨을 벗겨야쥐. 아하하 ٩( ᐛ )و 이 술병들도 좀 이상한 것 같아. 까르르 ٩( ᐛ )و 아점 먹을 시간이구나. 밑반찬을 깔고 수육 같은 김치찌개를 꺼내고 ..
동트기 전에 집을 나와 고속도로를 기어, 경기도 모처에 있는 국가 소유의 내 들판에 도착했다. 접이식 수레에 짐을 싣고 낑낑거리며 왔건만, 풀이 허벅지까지 자라 야영 불가. 내 서식지가 사라졌구나. 우어어 백패커들이 머문 흔적을 찾았으나 잔가지와 잡초가 무성 이제 캠핑 장비 목록에 낫도 추가해야 하는 건가? 어떻게든 살려보자고 40분 동안 맨손으로 풀을 뜯었지만 여의치 않다. 들 없는 서러움 ~ __~ 주변을 깡그리 뒤진 끝에 널찍한 자리를 찾았지만, 풀이 없는 이유가 다 있었다. 자갈밭이라 팩(캠핑 못)이 안 들어가는구나. 토르 빙의 모드로 망치질 시작~ 불굴의 정신으로 우여곡절 + 개고생 끝에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변에 집을 지었다. 9월 햇살은 아직 뜨거워 검정 지붕도 올린다. 이번 여행에는 고음..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막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이런저런 일로 그동안 떠나지 못해 후천성여행결핍증으로 고통받던 중, 스스로 멱살을 잡고 밤새 캠핑 짐을 꾸려, 여주의 어느 들판에 도착했다. 스킨을 펼치고 폴을 조립해 끼우고 팩을 박고 스트링으로 팽팽하게 당기면 내 집 마련의 꿈 그 까이꺼 \(- ㅂ-)/ 땀 흘렸으니까 막걸리 한 병은 괜찮아. 이 가방에는 의자와 침대, 침구류가 들어있다. 실내 공사 들어가야쥐. ٩( ᐛ )و 야전침대를 펼치고 에어매트리스를 올리고 양모 이불을 덮으면 강변이 한눈에 보이는 침실 완성 \(- ㅂ-)/ 바닥은 천연 잔디로 마감했다. 랜턴과 라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노트북을 갖춘 집무실 겸 거실 ♬ 집에 여기저기 전원 콘센트가 있는 것처럼 곳곳에 대용량 보조 배터리가 숨..
강변으로 난 흙길을 2.3km 엉금엉금 기어 겨우 도착했다. 운이 좋아 승용차로 진입했지 밤새 비라도 내리면 꼼짝없이 고립될 각이다.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경기도 모처의 내 아지트, 물론 내 땅은 아니다. 종이 상자, 빈 술병, 음식물 찌꺼기를 딸내미와 둘이서 한참을 치우고 텐트를 세웠다. 더러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더럽구나. 에잇 인적이 드물까 걱정했는데 드문드문 딱 적당히 낚시꾼들이 있다. 아점으로 송어회를 먹고 매운탕을 따로 포장해 왔다. 은박지 안에 찰진 수제비는 뚝뚝 끊어서 국물에 익혀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겠지. 소주에는 매운탕이 쵝오~ 음식 사진 같지 않고 뭔가 숙연해진다. 다큐 내지는 의문의 순수미술 분위기. 송어야 미안해.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