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맥반석 계란 만들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그동안 개발 과정에서 깨지거나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는데, 원인을 규명하고 보완한 끝에 최종 시험을 마치고 실전 배치했으니 이제 어엿한 맥반석 계란 강국이다. 뜨거울 때 호호 불어 히말라야 소금과 통후추, 통깨를 배합해 찍어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다. 준비물 압력솥 물 250mL 다시마 2~3장 (너구리 라면 기준) 소금 2 스푼 식초 100mL (또는 2배 식초 50mL) 월계수 한 잎 계란 14개 방법 - 계란을 씻는다. 닭 응가가 남아 있으면 표면의 미세 기공을 통해 내부로 침투하니 알아서 깨끗이~ - 세척을 마친 계란은 상온에 반나절 보관해야 급격한 온도 변화로 터지지 않는다. 아주 중요함. 밑줄 쫙 - 압력솥에 물 250m..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절친, 이모씨 아드님 모종태군(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이 안양에 산다. 고 1 때부터 무려 33년 지기인데, 이 녀석이 이른바 간 큰 남자의 최고봉이다. 함께 부어라 마셔라 이야기꽃을 피우다 자정을 넘기면, 한 잔만 더 하자며 기어이 집으로 끌고 가는데, 헤어지기도 섭섭하거니와 대리운전비나 택시비를 아껴주려는 속내를 내가 다 안다. 동네 어귀까지 어깨 걸고 노래를 부르다 대문 앞에 도달하면 멀쩡한 번호키를 두고 동네가 떠나가도록 '인숙아~ 인숙아~' 외치는데, 늦은 시간에 아내가 소리를 듣고 일어나 문을 열어준다. 나는 사색이 되어 손사래를 치지만, 본인은 얼마나 흐뭇해하는지 십수 년을 말려도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종태가 인숙씨를 고 2 때 만났으니, 친구의 아내 역시 내 오랜 벗으..
요리는 삶의 질을 담보하는 행복한 노동이자, 저렴한 식재료를 값진 끼니로 변환하는 낮은 수준의 연금술이다. 지난 세기만 해도 고기 뒤집고 라면이나 끓일 줄 알았으나 세월은 상남자를 주부로 만들었고, 들꽃과 갈대가 피어난 강변에 집을 짓고 큰 사람을 향해 나아간다. 약간의 호연지기와 과도한 먹부림을 통해 어느 누구든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버터를 두른 팬에 센 불로 연어를 굽고 미리 만들어 간 초밥 위에 와사비와 연어를 올리고 파슬리와 후추를 뿌리면 연어 타다끼 초밥 완성~ 양파와 버섯을 넣고 볶아 만든 국적 불명의 요리. 양파, 타르타르 소스, 초절임무, 무순을 곁들여 먹는다. 저녁은 돼지 앞다리살을 넣어 비옥하게 끓인 묵은지 김치찌개로 니글거리는 속을 달랜다. 까나리 액젓과 무가 들어가야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