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한테 전화가 왔다. 뮤지컬 를 보러 가는데 VIP 표 한 장이 남는단다. 물개박수를 치며 좋아했으나 부녀가 동시에 입장할 수는 없는 일이고, 현장 예매를 알아보니 에그머니나 14만원. 급소심해져서 딸내미만 들여보냈다. (- ㅅ-) 슈무룩 뮤지컬에 등장하는 휘트니 휴스턴의 곡들을 미리 들려줬다. 의문의 선행 학습 단골 LP 가게 쇼윈도에 휘트니 휴스턴의 데뷔 앨범이 걸린 걸 보고 냉큼 집어온 게 1985년이니까 어우 35년이 지났구나. 호기심 많던 중학생은 그 사이 중년 아저씨가 되었으니, 미래사회에 살고 있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 ~ __~ 일찌감치 모델로 명성을 쌓고 가수로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디바로 등극, 총 2억 장의 음반을 판매하고 역대 여자 가수 중 가장 많은 수상을 기록한 이 위대한 아티..
마스다 스스무가 지은 은 '집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어려운 건축가의 용어를 버리고 아기자기한 그림과 쉬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삶에 대한 통찰을 더해, 유익하면서도 흥미롭고 심지어 재미있다. 저자는 집을 설계하는 것은 도시락 싸는 일과 닮았다고 말한다. 도시락통과 주택이 정말로 닮았다. :-) 건축에 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은 물론이고 누구든 즐겁게 독파할 수 있다.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주는 따뜻한 건축책 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책 정보 주거해부도감 / 마스다 스무스 지음 / 김준균 옮김 / 더숲 * 저자나 출판사로부터 청양고추나 돼지껍데기 등 일체의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
바야흐로 도치철, 몸서리치도록 맛있는 '알 반 고기 반' 도치탕을 만들어보자. 육수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가루 다시마 건새우 고추 무 파뿌리를 넣고 끓인다. -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진액이 나오기 때문에 십여 분 후 건진다. - 자연 조미료 약간과 국간장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 국물 재료를 다 갖추기 부담되면 다시 팩을 사다 넣어도 좋다. 재료 다듬기 도치 암컷은 알을 잔뜩 집어넣은 검은 풍선처럼 생겼는데 우선 살과 알로 나눈 뒤, 알을 둘러싼 막을 제거하고 촘촘한 채반에 올린 뒤 흐르는 찬물로 점액질을 씻어낸다. 살은 끓는 물에 5분 데친 뒤 흐르는 찬물에 문질러 씻어 검은 껍질을 벗겨낸다. 쉽게 제거되지 않는 검은 부분은 걍 놔두면 된다. 끓이기 도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끓는 육수에..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제사의 규모도 줄여야 한다고 믿는다. 온갖 음식들을 무리해서 만들고, 또 먹느라고 고생하니 여러모로 재고의 여지가 있다. 누군가는 노예급 노동을 하고 잉여인간들이 바다사자처럼 배 두들기며 거실에 굴러다니는 명절 풍경이 그 무슨 미덕도 아니고, 유래를 짚어 따져 보면 우리 민족 문화와 풍습에서도 상당히 벗어나 있다. 해마다 조금씩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과한 감이 있고, 다음 시대를 살아갈 딸내미들에게 가이드 라인이 필요할 것 같아, 지난 추석에 차례를 마치고 엄숙히 이야기를 꺼냈다. 나: 성인 남성의 평균수명을 고려했을 때, 아빠는 약 35년 뒤 전후로 죽게 된단다. 제사상에는 아빠가 좋아하던 음식 3가지만 놓으면 좋겠어, 아빠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한 기억들도 회상하면서..
광주송정역에서 광산구청으로 가다 뒷길로 들어서면 떡갈비 골목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를 단연 원조로 꼽는다. 등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지만, 1976년도에 문을 연 이래 육식인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떡갈비계의 강자다. '닥치고 한정식'으로 쫙 깔리는 남도의 음식점치고는 상차림이 빈약한 편이지만 맛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갈하고 소박한 집밥 느낌으로 야채 질도 남다르다. 돼지등뼈를 푹 고아 내놓는데 감자탕이 매운탕이라면 이건 지리에 가깝다. 소고기무국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 한우와 돼지고기를 섞은 떡갈비(13,000원/1인) 2인분. 단맛과 짠맛이 조화롭고 푸석하지도 질기지도 않은 적당한 식감에 내부가 촉촉하고 은은한 불 맛이 살아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먹기에는 평..
어젯밤 대형 마트 폐점 시간에 임박해 신선식품 코너로 달려가 할인 태그가 붙은 식재료를 털어 왔다. 토종닭 2마리가 10,640원, 국내산 돼지 뒷다리살 1.7kg은 6,810원 토종닭 한 마리를 닭볶음탕으로 변환했다. 남은 한 마리는 냉장실에 저장해 보관하다가 백숙으로 만들어 칼국수를 곁들여 먹을 요량이다. 돼지 앞다리살 800g은 양념을 재워 불고기로 숙성시키고 600g으로는 파뿌리, 월계수 잎, 통후추, 된장, 소금, 국간장, 소주 약간을 넣어 수육으로 변환하고 300g은 깍둑 썰어 묵은지, 두부, 멸치가루, 다시마, 보리새우, 국간장, 들기름, 파를 혼합해 김치찌개를 끓였다. 이건 내일부터 먹을 건데 카레도 그렇지만 하루 지나면 더 맛있다. 고기 양이 많은 것 같아도 삶으면 이렇게 부피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