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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란 쿠르디(3)는 난민선에 몸을 실었다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소년입니다. 어린이라고 해야 할지 어쩌면 아기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쿠르디는 아버지, 어머니, 형과 함께 육로로 터키를 이동해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에 가려다가, 풍랑을 만났습니다. 배에는 쿠르디의 가족 외에 17명이 타고 있었는데, 뒤집힌 배에서 14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다른 배에 타고 있던 16명 중 8명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파도에 휩쓸려 터키 보드룸 해변에 도착한 쿠르디는 발견 당시 엎드려 잠자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AP통신은 '쿠르디를 발견하고 현장의 모든 이들이 눈물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쿠르디의 고향인 시리아 북부의 코바니는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엄청난 공습을 퍼부은 곳입니다. 쿠르디의 사진을 통해 전쟁의 민낯과 난민이 겪는 비극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졌고, 참상을 막지 못한 자책감이 이어졌습니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는 쿠르디가 침대에 누워 잠든 모습이나 천사가 쿠르디의 영혼에 손을 내미는 모습 등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그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는 유럽의 난민 정책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되었습니다. 영국 집권 보수당에서도 난민 수용 불가 원칙을 강조하던 데이빗 캐머런 총리를 강하게 비판하며 압박했고, 결국 영국은 '깊은 슬픔을 느꼈다. 도덕적인 책임을 이행하겠다"고 발표하며, 시리아 난민 수천 명을 수용했습니다. 

정말로 천국이 있어서 50년이 지나 쿠르디를 만날 수 있다면, '너의 죽음을 잊지 않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살아있는 자의 몫을 다했단다'고 말해줄 것입니다. 모든 형태의 혐오를 반대합니다. 예멘 난민에게 돌을 던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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