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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인근에서 대형선박이 내뿜는 초미세먼지의 양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규모를 극적으로 능가합니다. 대형선박은 초미세먼지에 포함되어있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의 주요 오염원인데요. 전 세계 질소산화물의 15%와 황산화물의 5~8%가 바로 선박에 의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형 선박은 벙커C유를 사용하는데요. 90년대 초반까지는 아파트 난방용으로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아파트가 급격히 증가한 80년대에 서울 대기질이 매우 좋지 않았던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운항하는 배는 일단 눈에 보이지 않고, 이 나라 저 나라를 운항하니 규제도 느슨해 이들로부터 배출된 미세먼지는 어느 나라 통계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문제는 어마어마한 배출량인데요. 단 한대의 컨테이너선이 대형 트럭 5십만대분의 미세먼지를 발생시킵니다. 5만대 아니고 5십만대입니다. 수도권에 인접한 서해의 어느 바다를 보아도 바다에 컨테이너선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제가 찍은 인천 영흥도 앞바다 사진을 볼까요?



7대의 컨테이너선이 보입니다. 한 화면에 잡히지 않아서 그렇지 앵글 밖으로 더 있어요. 10대로만 가정해도, 이들이 내뿜는 미세먼지는 간단하게 화물트럭 5백만대 분량입니다. 미세먼지 핵심 주범입니다.


문제는 그보다 월등히 많은 배가 우리나라를 드나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산을 입출항하는 배는 연간 10만 척에 달합니다. 1천 아니고 1만도 아니고 10만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분 부산의 초미세먼지(PM2.5)는 185만kg으로 이중 선박에서 배출한 초미세먼지는 전체의 51.4%인 95만kg입니다. 황산화물(SOx)은 전체 배출량(1,050kg)의 73.5%나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3면이 바다고, 무역이 매우 활발하여 부산항의 물동량은 2018년 1~2월 2개월간 335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세계 5위에 해당합니다. 주요 항만 도시는 미세먼지를 내뿜는 핵심 오염원인데, 서울은 인천항, 경기 시흥, 충남 서산, 평택항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게다가 화력발전소들도 서해 연안을 따라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비례해 저감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이 내뿜는 매연은 죄다 우리 코로 들어갑니다. 정박 중인 선박이 벙커C유를 때며 온갖 유해물질을 뿜지 않도록, 육상전원공급장치(AMP) 사용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남북이 공리공영하는 통일시대를 맞이해 경의선을 통해 남과 북의 물류를 연결해 철의 실크로드를 구축해 해상을 통한 물류를 분산시키는 한편, 동해에 새로운 전략 항구를 신설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북이 부지를 제공하고 남이 시설을 건설하면 가능합니다. 화력 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자는 논의는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원전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핵 폐기물을 영구적으로 보관하는 비용은 천문학적이고, 그조차 안전을 담보하지 못합니다. 단 1기의 사고도 후쿠시마 참사와 비교도 되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줄이고, 탈원전, 재생에너지, 친환경에너지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 독일은 본받아야 할 좋은 사례입니다.

초미세먼지 대책의 첫 단추는 과학적인 원인 규명입니다. 국외 요인은 인접 국가들끼리 보건, 환경 등 전문가들로 국제조사단을 구성해 역학 조사부터 벌인 뒤, 이에 기초해 깽값을 물리든지 감소책을 합의하고 서로 실천해야 합니다. 국내 요인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총량을 규명하고, 각각의 감소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국민들은 초미세먼지로 고통받으면서도 정작 원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국민들에게 진실을 오도하고 무책임 무대책으로 일관했습니다. 권력의 나팔수를 자임한 적폐 언론이 '이게 다 중국 탓이다' '고등어가 잘못했네' 쿵짝을 맞추면서, 초미세먼지 대책은 완전히 산으로 가버린 상황입니다. 중국이 미세먼지 원인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오직 중국을 향해 악을 쓰는 국민 감정과 현실에 매우 큰 간극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중국과 국교 단절하자는 과격한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만약 진짜로 어떤 정부 관료가 중국과 미세먼지 협상이 결렬되어 국교를 단절한다면, 얼간이도 그런 얼간이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데 물가가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치솟고 우리나라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고 붕괴됩니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징벌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를 옥죄는 셀프 제제가 됩니다. 베이징 공장을 산둥으로 옮겨 미세먼지가 늘었다는 주장도 가짜 뉴스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없는 사실에 분노해 국교까지 단절했으니 이제부터는 중국이 진짜로 서해안에 공장을 마구 지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친환경 재생 에너지로 전환해 나아가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들이 여론을 조성하고 줄기차게 정책을 요구하고 투표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주체로, 과학적이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의제를 제시하고 문제의 본질에 동력을 집중시켜야 합니다. 가령 서울 시장을 뽑는 선거에서 초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대한 이슈가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죠. 자한당이나 바미당은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公約) 대신, 선정주의 프레임을 짜고 현실을 왜곡하며 지키지 못할 공약(空約), 공수표를 남발하며, 표를 얻기 위해 대중을 기만할 것입니다. 가려보지 못한다면 제2의 이명박이 서울 시장 자리에 앉아있는 장면을 보게 되는 거죠. 악당들은 빈틈을 놓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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