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막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이런저런 일로 그동안 떠나지 못해 후천성여행결핍증으로 고통받던 중, 스스로 멱살을 잡고 밤새 캠핑 짐을 꾸려, 여주의 어느 들판에 도착했다. 스킨을 펼치고 폴을 조립해 끼우고 팩을 박고 스트링으로 팽팽하게 당기면 내 집 마련의 꿈 그 까이꺼 \(- ㅂ-)/ 땀 흘렸으니까 막걸리 한 병은 괜찮아. 이 가방에는 의자와 침대, 침구류가 들어있다. 실내 공사 들어가야쥐. ٩( ᐛ )و 야전침대를 펼치고 에어매트리스를 올리고 양모 이불을 덮으면 강변이 한눈에 보이는 침실 완성 \(- ㅂ-)/ 바닥은 천연 잔디로 마감했다. 랜턴과 라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노트북을 갖춘 집무실 겸 거실 ♬ 집에 여기저기 전원 콘센트가 있는 것처럼 곳곳에 대용량 보조 배터리가 숨..
3.6 x 3.6 미터 규격의 휴양림 데크에 DOD 파이어 베이스 텐트를 올릴 수 있을까? 도면을 그려 겹쳐 보니 데크에 그라운드시트만 겨우 올라간다. 텐트가 그라운드시트보다 크기 때문에 폴대를 포함해 텐트 구조물 일부가 데크 밖으로 돌출되겠구나. ㄷ자 모양의 펜스만 없었어도 좋았을 텐데 2% 부족한 위기 상황 ~ __~ 붉은 원으로 표시한 꼭짓점 3개가 문제인데, 튀어나온 부분은 지지대를 세워 어떻게든 해결하기로 하고 각목을 챙겨 청태산 휴양림으로 출발했다. 실패할 것에 대비해 플랜 B로 여분의 텐트와 타프(MSR 파파허바 + 갤럭시 윙 타프)도 가져 갔다. 레이저 측정기로 데크를 재어보니 3.6 x 3.6 아니고 3.6 x 4.2 미터로 홈페이지 상의 재원보다 크다. 오옷 이런 횡재가 있나? 그럼에도..
토요일 이런저런 일을 마치다 보니 일정이 늘어졌다. 부지런히 달렸지만 무려 달밤에 도착. 달이 중천을 향해 달리는 중 먼저 주문을 외워 산만한 배경을 날리고... (- ㅅ-) 아수라 발발발 조명을 가설하고 텐트를 설치하면 범우주적 캠핑이 시작된다. 등유난로로 우주식이라 쓰고 누룽지라 읽는다을 데운다. 코로나 브랜드명도 태양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밝은 빛에서 유래했다. 텐트 안으로 밤 하늘 풍경을 가져와 소원을 빈다. 자주통일과 평화번영 이뤄져라. 아수라발발발~ 영양과 알콜을 균형있게 섭취할 수 있는 아침 식단 급하게 출발하느라 장 볼 시간이 없었으니 이번 캠핑 식단도 냉장고 파먹기다. ~ _~ 튀김류가 요리하기는 세상 편한 듯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입자가 많으면 창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
또 다녀왔다.빛이랑 조명이 넘나 좋다. 전생에 나방잎새주를 물고 밤하늘에 별이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고느린 셔터 스피드로 시간의 흐름도 담는다.설치와 철수 편의를 고려 수납은 요렇게 정착했다. 상판을 여닫는 것이 불편한데 자주 쓰는 물건은 테이블 아래 매쉬 선반에 둔다. 주로 노지를 다니다 보니 그릇들은 최대한 아끼고 임기응변으로 닦아 쓰다가 버킷에 몰아 넣고 집에 가져온다. 야외에서는 얼마나 더러운 걸 참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 _~낮에는 도요토미 반사식으로 밤에는 코로나로 난방을 하니까 딱 맞는다. 패딩이나 배개 등 자질구레한 짐은 빨래 바구니에 넣는다. 서큘레이터 대신 짝퉁 루미나 선풍기를 들고 왔다.실링 팬은 s-fan이 거의 유일한 선택인데 디자인이 샤방하지 않고 소음도 크며, 머리가 닿을..
강변으로 난 흙길을 2.3km 엉금엉금 기어 겨우 도착했다. 운이 좋아 승용차로 진입했지 밤새 비라도 내리면 꼼짝없이 고립될 각이다.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경기도 모처의 내 아지트, 물론 내 땅은 아니다. 종이 상자, 빈 술병, 음식물 찌꺼기를 딸내미와 둘이서 한참을 치우고 텐트를 세웠다. 더러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더럽구나. 에잇 인적이 드물까 걱정했는데 드문드문 딱 적당히 낚시꾼들이 있다. 아점으로 송어회를 먹고 매운탕을 따로 포장해 왔다. 은박지 안에 찰진 수제비는 뚝뚝 끊어서 국물에 익혀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겠지. 소주에는 매운탕이 쵝오~ 음식 사진 같지 않고 뭔가 숙연해진다. 다큐 내지는 의문의 순수미술 분위기. 송어야 미안해.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