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씨가 등기이전해 준 나무파라님표 참나무 장작을 여태 품고 있다가 해를 넘겨서 사용하게 되었다. 두께와 길이가 불멍과 바베큐 용도로 최적이다. 휘두르거나 사람 때리기에는 좀 짧겠다. (- ㅅ-) 잘 건조되었고 썩거나 상한 곳 없이 싱싱한 장작을 화로에 차곡차곡 채우고 가스 토치로 불을 당기면 준비 완료 낼름거리는 불꽃이 사라지고 이글거리는 숯만 남을 때 고기를 올려야 그을리지 않고 맛있게 구워진다. (매우 중요) 쳐다보기도 아까운 한우랑 아스파라거스, 방울양배추, 로즈마리 등을 올리고 (버섯, 양파, 방울토마토 놓고 옴. 잉잉) 봉수가 선물로 준 돼지 가브리살도 굽는다. 다음날임. 하루에 다 묵은 거 아님. 몸서리치게 맛있다. \(- ㅂ-)/ 나는 원래 전설의 고기집 사장인데, 지금 재능을 낭비하고 있..
요리는 삶의 질을 담보하는 행복한 노동이자, 저렴한 식재료를 값진 끼니로 변환하는 낮은 수준의 연금술이다. 지난 세기만 해도 고기 뒤집고 라면이나 끓일 줄 알았으나 세월은 상남자를 주부로 만들었고, 들꽃과 갈대가 피어난 강변에 집을 짓고 큰 사람을 향해 나아간다. 약간의 호연지기와 과도한 먹부림을 통해 어느 누구든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버터를 두른 팬에 센 불로 연어를 굽고 미리 만들어 간 초밥 위에 와사비와 연어를 올리고 파슬리와 후추를 뿌리면 연어 타다끼 초밥 완성~ 양파와 버섯을 넣고 볶아 만든 국적 불명의 요리. 양파, 타르타르 소스, 초절임무, 무순을 곁들여 먹는다. 저녁은 돼지 앞다리살을 넣어 비옥하게 끓인 묵은지 김치찌개로 니글거리는 속을 달랜다. 까나리 액젓과 무가 들어가야 맛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준비한 샤방한 철가방 펼치고 조립하면 1인용 그릴로 변신한다. 여럿이 사용하면 극심한 먹이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 고기는 참나무 맛~ 그릴이 작아서 장작을 잘개 쪼개야 한다. 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도끼랑 깔맞춤 혼자 왔으니까 대충 차려 먹자. 남의 살 굽기 미리 손질해 데쳐놓은 오징어도 굽는다. 타르타르 소스, 초장, 머스터드 3가지 맛~ 샤방했던 철가방이 점차 상남자로 변모하는 중 초밥용으로 초대리를 먹인 밥은 김가루와 깨, 참기름을 합치고 동글동글 말면 주먹밥으로 변신 나는 어쩌면 전설의 닭발집 사장인데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지도 몰라. ~ _~ 불타는 주꾸미 추가 일식 어묵탕 삼선해물볶음짬뽕과 로씨야 보드카 보냉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녹진녹진해진 피자는 냄비 바닥에 망을 깔고 ..
지금은 규칙적인 반주와 습관적인 혼술을 끊고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무시무시한 먹부림과 더불어 연쇄음주마로 이름을 떨친 시절이 있었다. 나에 대한 친구 부인들의 평판도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는데 '저 인간이랑 마시기만 하면 남편이 술로 떡이 되어 들어온다'며 싫어하는 그룹과 '저 인간은 유흥업소는 일절 모르고 오직 술만 마시기 때문에 늦게 귀가해도 안심된다'는 그룹이 있다. 여자사람친구의 외국인 남편 Joe는 나를 희대의 party animal이라 불렀고, 아이는 어릴 적에 술을 보면 '아빠물 아빠물'이라 했다. 왁자지껄한 술집에서 내가 잔을 높이 들어 '의식이 있는 한~'이라고 외치고 전원이 건배사를 제창하며 절도 있게 원샷-원킬하는 모습은 세기말적 퇴폐와 환희 그리고 의리를 다 합친 그 무엇이었다. 평소..
강원도 인제를 지나 진부령 정상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용대자연휴양림이 있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에 조성된 캠핑장으로, 광활한 면적으로 운영하다가 입지가 더 우수한 1~2야영장을 폐쇄하고 3야영장만 운영하고 있는 것은 못내 아쉽다. 폐쇄된 부지는 산책이 가능하니 가벼운 차림으로 언덕길을 따라 얼마나 멋진 곳이었는지 구경하고 오시라. 막걸리는 유효기간이 마이 남은 것을 골라 신선하게 즐기고, 홍어는 오래된 놈으로 골라 묵은지를 곁들여 삭힌 풍미를 만끽한다. 대파의 흰 부분을 쫙 펴서 삭힌 홍어에 무순과 고추냉이, 소금, 참기름, 깨를 올려 먹으면 몸서리치게 맛있다. 천연 피톤치드를 품은 설악산 공기를 마시며 물놀이와 함께 신선놀음을 하기에 딱이다. 원통 재래시장 도매상에서 생오리 1마리를 13,000원에 ..
업무차 청주 오송생명과학단지를 다녀오면서 들린 정다운버섯샤브입니다. 대표 메뉴인 버섯샤브(17,000원) 2인분을 주문했는데, 서비스로 보쌈이나 피자를 고르라고 합니다. 3인분을 시키면 피자, 쟁반막국수, 고기 한판 중 2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양이 많으니 인원보다 적게 주문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한마디로 막 퍼주는 집입니다. 상차림은 정갈하고 공간도 널찍합니다. 보리밥과 쌀밥 중 보리밥을 골랐어요. 무려 놋그릇에 담겨 나옵니다. 번들로 나오는 고르곤졸라 피자. 샐러드를 올려 타코처럼 싸먹으라고 권하는데, 맛 궁합이 좋습니다. 노루궁뎅이, 황금팽이, 느타리, 표고, 새송이와 신선한 야채가 가득합니다. 이 집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다른 샤브샤브를 먹고 행복해질 수 없어요. - _- 소고기는 ..
변산반도 격포항 어촌계회센터 B동의 B-14호 횟집의 회를 애정한다. 이거 맛보면 서울에서는 억울해서 회 못 먹는다. 어떻게 나오는지 살펴보자. 멋진 경관, 세련된 인테리어 없다. 이런 것들은 모두 비용에 포함된다. 도미 6만원 등 어종에 따라 정찰제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런 것 묻지 말고 성인 1인당 2만원씩으로, 가령 성인 3명이면 '6만원짜리 주세요' 하면 된다. 성인 2명이 4만원짜리를 주문하면, '만원 보태면 해산물을 더 준다'고 하는데, 딸내미 둘과 함께 갔기 때문에 그 5만원짜리를 주문했다. 옥수수 콘이나 냉동꽁치구이, 메추리알 같은 것 없이, 딱 먹을 것만 나오는데, 신선하고 맛있다. 이 백합탕을 맛보고 나면 다시는 다른 백합탕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알이 굵어서 전골냄비가 작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