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로 개방. 무책임하게 관리되어온 국보 1호 숭례문은 나라에 불만을 품은 노인의 방화로 불이 붙었고, 소방차가 즉시 접근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도 불구,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붕괴되었습니다. 개방 책임자와 관리 책임자, 소방 당국, 문화재관리 당국을 뺀 방화범 노인만이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이없게 사라져간 숭례문은 2008년 혼란스러운 시대의 표상으로 국민들의 마음 속에 각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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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약 40분이 경과한 시점에 도착한 현장은 심각하다기 보다는 어리둥절한 분위기였습니다. 누각 내 화재는 이미 진압된 상태로 적은 양의 연기는 피어오르는데 불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발화 지점과 연기가 새어나오는 곳이 일치하지 않으니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출동한 소방대원이 현장 판단으로 도끼를 휘둘러 숭례문을 뜯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화재 발생 1시간 40여분이 지나면서 연기가 갑자기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방관들이 기와장을 뜯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지붕에 올랐지만, 기와는 서로 엇물려 있었고 쏘아올린 물로 인해 무겁고 얼어붙기까지 해 지붕 위에서의 작업은 불가능해보였습니다. 이때는 처마 사이로 일부 보이는 불꽃에 소방호수를 조준사격하는 식의 진화가 이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이 철거 장비 등을 동원해 지붕 일부를 파손하고 구멍을 뚫어 물을 주입하자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압니다만, 난상토론에 그칠 뿐 남대문을 뜯자고 나서는 현장 책임자는 없었습니다.
목조 건물, 특히 문화재에 대한 화재 진압 대응책이 없었고, 숭례문을 일부 훼손하는 진압계획을 승인하지 못한 것이 숭례문의 생사를 갈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에 타는 숭례문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타들어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보며 발을 구르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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