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중앙시장 입구 건너편 골목으로 진입해 100미터 남짓 걸어가다 보면 '남원닭발'이 나오는데, 남의 발 먹는 즐거움이 충만하고 24시간 문을 여니 밤을 잊은 취객들의 성지다. 극악무도한 먹부림 속에서도 끝까지 버틴 음주인들의 기억을 삭제하고 조류로 만들어 가족들 품으로 돌려 보내는 최종 학살지이기도 하다. ~ _~ 나는 간에 재능이 있으니까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먼저 주문한다. 식으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 여럿이 가더라도 시간차로 한 접시씩 주문해 먹는 게 좋다. 손질한 닭발을 삶고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주문하면 프라이팬에 볶고 다시 석쇠에 올려 연탄불로 구워 내오는데, 캡사이신 범벅이 아니라 맛있게 맵고, 양념이 밴 속은 야들야들하며, 불맛이 든 겉은 탱글탱글하다. 이런 닭발을 먹으면 불행해질 수..
내용물을 비운 뒤에 대부분 버려지는 술병들은 사실 대단한 공을 들여 디자인한 것이고, 산업예술품으로 가치를 지닌 아름다운 술병들도 적지 않다. 병목에 간단히 설치하는 USB 충전 램프는 공병을 순식간에 무드등으로 변모시킨다. 밝기가 어두워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캠핑장이나 가정에서 분위기를 내는 용도로는 괜찮다. 한쪽 벽면을 술병으로 쫙 도배하고 싶기도 한데 충전시키는 것이 일이겠다.ICBM 탄두처럼 보이지만 와인병 USB 충전등이다.감도를 올리고 조리개를 개방해 찍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어둡다. 일품 진로 병에 꼽아 보니 깊이도 적당하고 백색 라벨이 반사판 역할을 해서 제법 운치가 있다. 화요와 덴신 하루 준마이긴죠 무로카나마자케... 이름이 길다. 헥헥. 반투명으로 도장된 병들은 다 괜찮다. 스탠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