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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예쁜 것은 다시 찍을 수 있지만 역사의 한 순간은 다시 찍을 수 없다" 

- 구와바라 시세이


 

청계천박물관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리 시세이의 사진전 <다시 보는 청계천 1965-1968>이 4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1964년 8월 <타이요> 특파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십대의 청년 작가는 역사의 기록자로서 청계천 판자촌, 베트남 파병, 한일협정 반대시위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담았다. 


 

작가는 아침 7시부터 판자촌의 분주한 아침 풍경을 찍었다. 청계천 폭은 약 20미터로 물 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강 건너편에서 망원 렌즈로 촬영했고, 그 덕에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날 것의 풍경, 1960년대 민초들의 고단한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위태롭게 기둥을 세워 띄운 판자집과 바가지를 들고 양치질하는 남성, 덮개를 씌운 자전거, 항아리, 굴뚝이 보인다.


 

세차게 비가 내리는 날, 1시간 동안 셔터를 눌러 청계천 판자촌 풍경을 담았다. 배터리 용량이 허용하는 한 거의 무제한으로 촬영할 수 있는 지금과 달리 필름을 아껴야 하고 현상과 인화를 거쳐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던 당시 촬영 조건을 고려할 때, 그가 한 장의 사진을 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관망자나 이방인의 시선에 머물지 않고 치열한 시대 정신으로 오롯하게 우리의 삶을 담아낸 그의 사진들은 한국 현대사를 후대에 전하는 귀중한 사료로서 보도 사진가의 역할과 존재 의의를 감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기획자들은 규모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거장의 코멘터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영상 △작품집 관람 코너 등 야무지고 알찬 장치를 마련해, 성공적으로 컨텐츠를 확장했다. 


일본 식민 지배를 벗어나려는 순간 일장기가 내려온 자리에 성조기가 올라갔다. 우리 민족은 해방 대신 3차 세계때전에 준하는 동족 간의 살육전을 치르고, 식민과 분단의 역사는 오늘의 우리들의 삶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겪는 근본 모순도 분단에 의한 것이고 적폐 세력의 본질도 분단 기득권 세력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구와바리 시세이의 작품들을 가까운 곳에서 그것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현장에서 포스터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니 소진되기 전 방문하면 그의 작품을 소장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전시기간
2017. 4. 27(목) ~ 7. 30(일)

전시장소 청계천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관람시간 09: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주차비 시간당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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