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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은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합니다. '이게 다 중국 탓이다' 프레임에서 '재앙적 환경 문제를 앞에 두고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자신의 역할, 사회적 연대 의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동풍아 불어라'도 마찬가지, 미세먼지 해결에 대해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할 일로부터 멀어지게 하며, 무기력한 존재로서 하늘만 바라보게 합니다. '정부는 뭐하고 있냐'는 막연한 분노의 일부는 우리 스스로에게도 돌려야 할 것입니다. 

오랜 기간 문제가 축적되어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는 하루아침에 낮아질 수 없으며, 결코 '남 탓'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각국의 책임은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고, 주변국과는 국제 분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국제 협력으로 풀어 나가야 합니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정확히 특정하고, 총량을 줄이는 정책과 조치들이 국민들의 지지와 참여, 감시 속에서 효과적으로 집행되어야 합니다.

스테인리스 컵을 가지고 다니면 종이컵을 없앨 수 있습니다. 텀블러나 보온병을 들고 다니면 페트병 사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면 폐비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비데를 놓으면 휴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고 폐휴지를 태우거나 땅에 묻지 않아도 됩니다. 서해안을 따라 공해를 운항하며 중유 연기를 뿜는 화물선을 감시하고 제재해야 합니다. 차량이 다니기 불편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니기 편리하게 만들어 차량의 도심 진임을 억제해야 합니다. 환경을 해치는 시설에 대한 감시와 제제는 엄격해져야 합니다. 온 국민이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나라에서 폐수를 몰래 배출하고 밤에 유해물질을 소각하는 기업이 설 곳은 없을 것입니다. 소 머리부터 내장, 발, 꼬리까지 남김없이 먹듯 모든 에너지를 알뜰히 사용해야 합니다. 화력 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원전 마피아의 기만극에 놀아나지 않아야 합니다. '친환경 원전' '안전하고 저렴한 원전'은 허구이며, 단 한 번의 사고로 삶의 터전을 영원히 잃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 없이 미세먼지 해결은 요원합니다.

"Eppur si muove."

- 갈릴레오 갈릴레이


자신의 저서 <두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를 통해 지동설을 설파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문책을 받고 재판장에서 천동설을 긍정했지만, 재판이 끝나고 나오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던 그 말, "Eppur si muove(And yet it moves)." 우리말로 "지구는 돈다"는 사실 갈릴레오가 실제로 한 말은 아니며, 18세기 이탈리아 작가 주세페 바레티의 창작으로 알려집니다. 그가 실제로 이런 말을 했건 안 했건 간에, '지구는 돈다'는 말이 지금껏 회자되는 것은 갈릴레오가 종교적 권위와 비과학, 대중의 편견 앞에서 과학자로서의 신념을 놓지 않았으며, 그 믿음으로 오늘날 과학 발전의 주춧돌을 놓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게시물을 작성한 제게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질 거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래도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이게 다 중국 탓이다' 프레임이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해결을 늦게 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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